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마음속 번뇌가 가장 무섭다

문근영 2012. 12. 4. 10:44

우{야나 왕의 아들 바라나는 집을 나와 수도승이 되었
다 온갖 고행을 닦으면서 숲 속 나무 아래서 생각을 모아 좌선
을 하고있었다
그때 악생왕은 많은 시녀들을 데리고 숲으로 놀이를 나
왔는데, 지쳐서 잠이 들었다 시녀들은 자기들끼리 떼 지어 다
니다가 한 나무 아래서 조용히 좌선하는 스님을 보고 그곳으로
가서 절을 했다 바라나는 그들을 위해 설법을 했다

왕은 잠에서 깨어나 시녀들을 찾아다니다가. 그녀들이 둘러
앉아 한 스님에게서 설법을 듣고 있는 광경을 보고 몹시 화가
났다
왕은스님에게물었다
--그대는 아라한이 되었는가'/"
--아직 되지 못했습니다”

"부정관을 얻었는가?"
.‘얻지 못했습니다”
왕은 잔뜩 골이 나서 큰 소리 로 말했다.
“너 는 아무것도 얻은 것 이 없구나. 한낱 범부로서 어떻게 여
러 미녀 들과 자리 를 같이하고 있느냐”
그러고는 바라나를 온몸에 상처가 나도록 치고 때 렸다
시녀 들은 입을 모아 이 분은 조금도 허 물이 없다고 했지만‘
왕은 더욱 화를 내 면서 그를 계 속 때 렸다.
바라나 비 구는 가만히 생각했다
‘과거 모든 부처님들도 욕됨을 참았기 때 문에 깨달음을 이
루었다. 귀와 코 또는 손발을 잘리면서도 그 욕을 참았다 지금
내가 당하는 것은 그 백 분의 일도 안 되는데, 어찌 참아 내 지
못하랴,’
하지만 두 팔과 두 다리가 늘어지 도록 맞고 나서 그는 다시
생각했다
‘만일 내가 집에 있었더라면 왕위 를 이어 받아 세 력 이 저 왕
을 훨씬 능가했을 것 이다 그런 데 나는 집 을 나와 흔자 이기 때
문에 이런 곤욕을 당했디
그는 괴 로워한 끝에 수도 생 활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갈 생
각을 했다. 그 래서 그의 스승 카차야나에게 하직 인사를 드렸
다. 스승은 그에게 몸이 불편할 테니 먼저 쉬었다가 다음 날 떠

나라고말했다
바라나는 자면서 꿈을 꾸었다 부왕이 죽고 자신이 왕위에
올랐다 군사를 거느리고 악생왕의 나라에 쳐들어갔다. 악전고
투 끝에 그만 패해 군사들은 흩어져 달아나고 그는 사로잡혔
다 악생왕은 날이 시퍼런 칼을 뽑더니 그를 치려고 했다 이때
바라나는 무서워 떨면서 우리 스승님을 한 번 뵈었으떤 죽어
도 한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때 스승이 걸식할 때의 모습으로 그의 앞에 나타나서는 말
했다
바라나여, 나는 너에게 항상 말했다 싸위서 승리를 구하려
고 하지만 끝내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다고. 그런데 너는 내 교
훈을잊고있구나.
그는 겁에 질린 소리로 말했다
‘만일 지금 이 제자의 목숨을 구해 주신다면 다시는 가르침
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디- ’
그때 카차야나가 왕 앞을 가로막고 서서 말했다
‘잠깐만 기다리시오’
그러나 왕은 험상궂은 얼굴로 칼을 번쩍 들어 바라나를 내려
쳤다. 그 순간 바라나는 너무나 무서워 고함을 질렀다 그 바
람에 꿈에서 깨어났다 그는 악몽에서 깨어나자 한숨을 크게
쉬고는. 곧 스승에게 가서 꿈에서 본 대로 말씀드렸다

스승 키차야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살고 죽는 싸움에서는 어 느 편에도 승리란 없는 법이다 왜
냐하면 세상의 싸움이란 남을 죽이 는 것으로 승리 를 삼는 잔인
하고 무도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자의 생각으로는현재
에 이겨 마음이 즐겁겠지만. 이다음에는 그 갚음으로 지옥 아
귀 축생의 삼악도에 떨어져 끝내는 고통을 받아야 한디다

만일 싸움에 져서 침해를 당하면 자신의 복숨을 잃읋 뿐 아
니라. 그 재난은 남들에게까지 미친다 그래서 다시 죽고 죽이
면 그 갚음의 고통은 끝날 기약이 없다 이런 줄 안다면 네가
억울하게 매를 맞고 아파하는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니라
바라나여‘ 네가 지금 생사의 두려움과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거든 부디 그 몸을 잘 살피고 윈한을 쉬어야 한다 이 육신이란
온갖 고통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즉 주림과 목마름, 더위와 추
위 , 생로병사와 독한 짐승의 침해 등 여러 원수가 많지만, 너는
그것을 갚을 수 없다. 그러면서 굳이 악생왕의 원수만은 갚으
려고하는가?
바라나여, 원수를 없애려거든 먼저 네 마음속 번뇌부터 없애
거라 번뇌의 원수야말로 끝없이 몸을 해치기 때문이다 이 세
상의 원수는 이무리 악독한 자 라도 한 몸만을 해치 만, 번뇌의
원수는 청정한 법신까지 해친다 이 세상의 원수는 아무리 혹
독한 자라 할지라도 이 덧없는 몸만을 해칠 뿐이다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원수가 생기는 근본 원인은 바로 네
마음속의 번뇌에 있다. 너는 지금 시시각각으로 너를 침해하고
있는 번뇌의 도적은 물리치러 하지 않고. 왜 악생왕만을 치려

고하느냐”
이와 같은 간곡한 스승의 설법을 듣고 바라나는 마음이 열리
고 뜻이 풀렸다. 그래서 힘써 정진한 끝에 아라한이 되었다
〈잡보장경〉 제2 권

 

외부에서 들어오는 적보다 내부의 적을 먼저 물리치라고 경계하
는 이야기이다‘ 이 말뜻을 뒤집어 본다면‘ 진리를 먼 데서 찾지 말
고 가장 가까운 자기 자신에게서 발견하라는 뜻이다 진리를 마음
밖에서 찾으려고 하면 겉돌게 된다는 것이 불교의 보편적인 교훈이

다 그래서 ·‘마음이 곧 부처 ”라 하고, ‘마음 밖에 부처는 없
다”고도 한다 인간의 본질적인 주체성을 선언한 말이디
모든 일이 한 마음(생각)에서 비 롯된 것이라면‘ 그 한 마음음 거
두어 들이면 된다‘ 말은 쉽지만 그게 어디 쉬운 노릇인가 그래서
‘내 마음 나도 몰라’라고 노래한다 그러나 네 마음 내가 모르면
누가 안단 말인가‘ 자기 자신이 마음의 임자이고, 마음이 곧 자기
자신인데
알 수 없구나. 그 마음이여,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
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틈이 없으니 ....
내 마음을 참으로 알고 있다면 아픈 이의 마음도 알 수 있다 마
음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저마다 아픈 여러 개의 마음 같지만 그
뿌리 는 하나를 이루고 있다 눈뜬 사람들의 가르침은 자기로부터
시작하라고 했지 자기 자신에게 머물거나 그치라고 하지 는 않았다

자기를 인식하되 거기 사로잡히지는 말라는 뜻이다 자기에게서 시
작해서 세상(이웃)에 도달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궁극적인 관
심은 세상에 있어야한다
이 조그만 책 안에 들어 있는 비유와 인연 심화의 주제도 바로
이 점에 있다 따라서 참되게 살려는 사람들은 최악의 경우를 당하
는 그 속에서 최 선의 길을 발견힌다.
“어지러운 세상이야 말로 좋은 시절 아닌가”
이렇게 말한 조주 선사의 주장은 결코 역설이 아니다 우리는 지
금뿐 아니라 늘 어지러운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러니 우리들의 현실
을 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상황을 자기를 형성해 나가기 위
한 좋은시절로 받아들이자는것이다

날마다 좋은날!!!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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