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인륜에 반하는 범죄만 늘어가는데 [박석무]

문근영 2012. 10. 4. 07:36

인륜에 반하는 범죄만 늘어가는데

세상은 갈수록 무서워집니다. 요순시대라고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물신주의와 배금사상이 커져가면서, 재물과 이익을 추구하느라 못할 일이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서라면 부모형제도 죽이고, 처자식이나 지근의 친척까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살해하는 막된 세상이 오늘입니다. 근래 자주 보도되는 그런 뉴스를 접하다보면, 괜히 겁이 나고 무섭기도 합니다. 어찌 하여 세상이 이런 지경에 이르고 말았을까요. 삼강(三綱)이니, 오륜(五倫)이니 하는 옛 윤리도덕이야 따지지 않더라도 사람에게 있어서 지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인륜이고 천륜(天倫)인데, 그것이 무너진다면 어쩔까요.

부모가 남기고 간 유산 때문에 형제들이 만나면 싸우는 오늘의 현상도 두고만 볼 수 없는 일입니다. 재벌가의 형제난(兄弟亂)이야 오래전부터 일어난 사회적 문제이지만, 보도도 되지 않고, 크게 소문이 나지는 않은 소소한 가정에서의 형제난도 작은 일이 아닙니다. 가정의 갈등이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되고, 그런 쌓은 갈등이 불화와 불목으로 이어져 반인륜의 범죄는 날로 급증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산은 애초에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려면 가장 먼저 효제(孝弟)를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학문이나 정치나 기업에도 기본은 부모를 제대로 모시는 효(孝), 형제간에 우애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제(弟)를 실천해야만 나머지 인간이 하는 일이 제대로 되어진다고 했습니다. 새삼스럽게 다산의 마음이나 생각을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지금입니다.

『목민심서』「청송(聽訟)」上에서 “인륜에 관한 소송은 천도(天道)에 관계되는 일이니 제대로 판별하여 의당 명확하게 해야 한다[人倫之訟 係關天常者 辨之宜明]”라고 말했으며, “골육끼리의 소송으로서 의(義)를 저버리고 재물에 목숨을 거는 사람은 마땅히 엄하게 징치해야 한다[骨肉之爭 忘義殉財者 懲之宜嚴]”라고 말하여 부자·형제·자매 등의 피를 나눈 사람끼리의 재산 싸움에는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였습니다. 이런 문제는 현대에 들어와서야 형사책임은 묻지 않고, 민사상의 문제로만 여기는데, 한번쯤 고려할 문제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권력과 지위 유지를 위해서 남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일도 무서운 죄악인데, 재산을 탐해서 혈육을 살해하는 흉악범들에 대한 범죄행위는 가중된 처벌이 필요로 되는 때가 요즘이 아닐까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륜도덕이 높은 가치로 인정받고, 효제사상이 사회전체를 지배하는 논리로 교육의 틀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경쟁만 부추기면서 돈과 재산만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잡은 세상이 지속되는 한 반인륜적 범죄를 줄이게 할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도 효제만을 강조하던 다산의 뜻이 이제야 겨우 실감이 나는 것 같아, 다산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들이 더욱 가치 있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부모·형제·자매·친척, 그래도 그들이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인데, 어쩌란 말인가요.

박석무 드림

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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