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행운
- 김성윤 군의 회상
정 현 종
젊은 시절에요
아무것도 없었는데
걱정도 없었고
두려움도 없었어요.
친구들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있었어요.
그걸 내놓고
먹으라고
먹으라고 했어요.
참 행운이었어요.
정말 저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없는 것밖에 없는 것 같은데도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젊은 날을 무탈하진 않았어도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던 거다. 이 시는 그 무언
가를 "마음"이라 부른다. 하지만 오늘의 젊음은 모질게 노력해 갖추어도 한 걸음 내디딜
곳이 마땅찮고, 우리 모두는 아무도 죽이러 오지 않는데 공포에 질린 짐승처럼 쫓기며
살고 있지 않은가. 안 보이는데도 한잔 술처럼, 두툼한 파전처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것. 나누어 먹다 보면 또 어떻게든 힘내어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던,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든'이 보이지 않는다. 체제와의 대결에 눈감고 친구와 동료들과 겨루기
바쁜 우리가 저 "마음"이라는 것에 다시 도달할 수 있을까. <이영광 . 시인>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꽃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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