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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시들해질수록 검찰권은 남용되기 마련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60년이 넘었지만, 독재시대 때마다 남용된 검찰권과 독립성을 잃은 법관의 판결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던가요. 조봉암사건, 인혁당사건 등의 억울한 누명이 이제사 밝혀지고, 유신독재나, 5공독재 때의 긴급초지나 반공법, 국가 보안법, 간첩죄 등의 사건들이 재심을 통해 속속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검찰권과 재판권이 얼마나 부당하게 집행되었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목민심서』 형전(刑典) 청송(聽訟)조항의 글에는『후한서(後漢書)』나 「당율」(唐律)에 나오는 ‘반좌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나와있습니다. 허위사실을 열거하여서, 고소한 사건이나, 사실을 과장하고 확대한 내용으로 사건을 판결하여 허위나 과장의 내용이 확인된 경우에는 고소자에 대하여 반대로 고소한 내용에 해당되는 범죄로 처벌하는 법이 바로 ‘반좌법’이라는 것입니다. “소송사건으로서 관에 제출될 때는 대개가 일을 부풀려서 문구를 만든다. 재물을 다투다가는 겁탈 당했다고 하며, 묘역을 침범했으면 시신(屍身)을 파냈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소장(訴狀)에 반드시 그 부자 형제를 끌어넣으며, 심지어는 전혀 관계없는 집안까지도 묵은 감정이 있으면 역시 끌어다 붙여서 시비가 가려지기 전에 우선 불려와 한바탕 소란을 겪게 함으로써 돈이나 재물을 축내고 부녀자를 욕되게 하여 분풀이를 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런 경우라면 ‘반좌법’을 당연히 엄하게 적용하여 허위사실이라면 당연코 그 죄로써 처벌해야 한다...”
죄 없는 사람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경한 과실의 잘못을 중죄로 다스리려는 고소나 기소의 남발은 너무나 크게 인권을 침해하기 마렵입니다. 결과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우선 고소하고 기소하여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는 ‘아니면 말고’ 식의 공소권 남용은 다산의 시대만이 아니라 오늘에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무죄가 나거나 잘못된 기소라면 응당 그들은 반좌법에 의하여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숱한 무죄사건에 검사가 처벌 받았다는 뉴스를 본적이 없으니, 이건 또 어떻게 된 것일까요.
정권초기에 전 정권의 묵은 감정을 풀어보려는 듯, 무조건 수사하고 기소하여 엄청난 고난을 당한 사람들이 계속 무죄판결이 난다는 뉴스를 많이 보고 듣습니다. 대체로 정권이 바뀌는 경우에 그런 일이 많은데, 『목민심서』의 설명대로 이제는 제발 무고자도 처벌받아 억울하게 고소당하는 사람이 없어져야합니다. 사법부와 검찰의 개혁이 한창 논의되고 있는 때,이점도 고려되기 바랍니다.
박석무 드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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