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 멈추고

[스크랩] 봄이 오는 경복궁의 아미산

문근영 2011. 6. 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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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경복궁의 아미산

 

3월 하순, 어느덧 봄기운이 만연하고
여기저기에서 봄을 나르는 편지가 분주히 오고간다.
경복궁(景福宮) 교태전(交泰殿) 뒷동산인 아미산(峨嵋山)에도 예외가 아니다.
아미산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롭다는 산의 이름을 빌린 것으로
구중궁궐 왕비가 거처하시는 침전(寢殿)인 교태전 후원에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마당에 화원을 꾸미지 않아 후원이 발달하였다.
아미산은 경사면에 길게 다듬은 돌을 4단으로 쌓아 꽃계단을 만들고,
단 위에는 반송(盤松)을 심고 매화와 모란, 앵두, 철쭉 등 화목(화목)을 얕얕하게 심어
원림(園林)을 이루었으며,
사이사이에는 석분(石盆), 석연지(石蓮池), 세심대(洗心臺)를 두어 운치가 깊다.


금년 3월부터 교태전 대청을 개방하였다.
그전에는 교태전 함향문을 지나 아미산 앞마당을 지나면서
무수리의 시선으로 아미산을 구경하였는데
이제는 중전의 눈높이에서 아미산을 바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미산은 중전께서 바라다보실 눈의 높이를 고려하여 모양을 꾸몄다.


그렇기 때문에 마당에서 서성이는 무수리는 전혀 의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지금 교태전 툇마루에는 중전이 없다.
고운 무늬로 장식한 등메도 깔려있지 않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찬 기운이 도는 툇마루에 앉아 아미산을 바라본다.
주인도 없고 세월은 변하였지만 아미산은 옛 모습 그대로다.


무수리가 오색의 무늬를 넣어 짠 큰 발을 걷어 올린다.
아미산에서는 송홧가루가 날고 벌 나비가 웅웅거리고 새들이 지저귄다.
아미산의 초여름을 생각한다.
아직은 모란꽃 편지는 이르겠지만 봄 편지는 미리 보내야겠다.
찬란한 슬픔의 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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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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