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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네르바 재판과 다산의 재판 / 박석무

문근영 2011. 6. 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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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재판과 다산의 재판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검찰의 기소로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씨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금융위기를 예고하면서 당시 당국의 금융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국민들은 환호작약했지만 정책당국은 매우 못마땅하여 전기통신기본법이라는 사문화된 법을 적용하여 구속까지 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구속당한 얼울함을 당하고만 있을 수 없던 미네르바씨, 끝내 해당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하였습니다.

그래서 불행이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게 지난 연말에야 해당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명확한 판결을 내려 미네르바씨는 물론 그런 법에 저촉된다는 많은 소송계류자들이 모두 공소가 기각되거나 면소판결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보도내용을 보는 순간, 환호작약할 기쁜뉴스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판결은 매우 다행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으로 불행한 판결이었습니다. 온갖 누명을 무릅쓰고 고통과 부자유를 당하며 2년이 넘도록 기다려야 했으니, 면소야 다행이지만 그런 고통은 또 얼마나 불행한 일이었겠습니까.

악법을 적용해 인터넷논객들의 모든 입을 2년간이나 봉쇄하였으니 당국은 유죄판결이상의 큰 효과를 누리고 말았습니다. 긴급조치1호가 무죄라는 대법원판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십년간 죄인으로 살다가 이제야 무죄판결이 난들 무슨 실익이 있는가요. 대한민국의 재판은 대체로 그런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일단 구속기소 되고 나면 판결에서 유무죄는 별다른 의미가 없고 당국은 정치적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민감한 정치적 사건일수록 그런 경우가 정말로 많았습니다. 이런 대목에서 다산의 『목민심서』는 좋은 타산지석이 됩니다.

형전(刑典)의 단옥(斷獄) 조항에서 다산은 『주역』을 인용하여 명확한 재판원칙을 천명했습니다. “재판의 요체는 명신(明愼)이라는 두 글자다” (明愼而已)라고 말하여 명확하게 밝히되,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재판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역』에서 말하기를, ‘밝게 살피고 신중히 생각해서 형벌을 행함으로써 죄수를 옥에 계류(繫留)시키지 않는다’라고 하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밝게 살피기만하고 신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뜻밖의 판결에 얼울함이 많고, 신중히 생각하기만 하고 밝게 살피지 못하면 일이 지체되어 결단하기 어렵다는 말을 더합니다.

1심재판, 2심재판은 말할 것도 없고,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신속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인민들의 기본권은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옳고 바른 판결이라 하더라도 신속성이 결여되면 인권보장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조선시대 최고수준의 재판관이던 다산의 뜻을 요즘의 재판관들도 참고하면 어떨까요. 밝게, 신중하게, 그리고는 신속하게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점 말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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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이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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