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 멈추고

[스크랩] 산수유마을엔 온통 노랑색 천지이다

문근영 2011. 6. 12. 14:21
   산수유 마을엔 온통 노랑색 천지이다.

 

봄은 남녘 섬진강에서부터 온다. 동장군이 꼬리를 감아올리고 북으로 뒷걸음질 치면 훈훈한 봄바람은 강을 따라 꽃가마를 타고 천천히 입성한다. 하여 겨우내 유리알 같이 차고 투명한 물만 흘러 보내던 섬진강은 아무도 몰래 강변 따라 화려한 꽃잔치를 벌인다. 그게 남녘의 봄이다.

 

짙푸르던 섬진강 물빛이 연두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강변도 덩달아 하얀 꽃무늬 옷으로 갈아입는다. 섬진강 따라 풀어진 봄볕이 부풀어 오른 꽃눈을 간지리기 시작하면 이내 톡톡톡 꽃망울을 터트린다. 매화가 눈을 뜨고 산수유가 노랗게 물고 벚꽃이 하얗게 피어나후두둑 지고 나면 마침내 백옥 같은 배꽃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사이사이 살구꽃이며, 자두꽃도 피어나고 뒤질세라 산벚꽃이 버짐처럼 마른 숲 사이에 번지기 시작한다. 봄 한철 섬진강은 꽃세상인 것이다.

 

강 아래 마을의 매화가 한두 잎씩 떨어지기 시작하면 지리산 골에는 뒤질세라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난다. 산동 산수유 마을은 섬진강을 따라 오르다 구례에서 방향을 틀어 오른편 지리준령이 함께 내 달리면 된다. 노고단, 고리봉, 반복대가 차례대로 얼굴을 내밀 때쯤 산동 산수유마을 입구가 나온다. 멀리서 보면 온통 노란 세상이다. 산수유 꽃이 어찌나 많은지 눈이 노래지도록 지천으로 피어난 곳이 산동이다. 봄이 익어 가면 산수유 꽃은 우리나라 제일의 게르마늄 온천지대와 함께 출렁이기 시작 한다. 나무마다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한꺼번에 수만 송이씩 피어나면 온 산골은 구례 10경의 하나인 노랑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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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는 상위마을 제일이다. 지금은 명물이 된 키 낮은 검은 돌담위로 지긋이 내려앉는 노란 산수유가 개울과 어우러져 더욱 멋지게 보인다. 사람들을 보며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와 마구간의 하품하는 소들이 시골의 봄 정취를 더욱더 자아낸다. 각진 함석집과 스라브집들이 예스런 분위기를 갉아 먹고는 있지만 그래도 산수유 꽃대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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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음리에서 만난 촌로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산수유나무 몇 그루만 있어도 아들 딸 잘 길러 새집 내 주었지만 이제는 아니여! 다 옛날 말이여, 그래도 요 나무가 이름이 나 요렇게들 놀러들 온깨 아직은 사람 살 맛 나는 거 이닌가 베" 하면서 아직도 산수유에 의지해 살고 있단다. 그래서 요새는 축제일이 다가 오면 마을 사람들이 나서서 청소를 하고 돌다리도 고친단다. 복작거리는 봄철이 좋은 것은 외로움이 날라가는 계절이어서 그러나 보다.

 

축제가 시작되는 주말은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발 디딜 틈도 없다. 그러나 다른 축제장이 협소해서 차들이 밀리거나 줄을 서는 고통이 따르지만 여기는 그게 아니다. 워낙 넓어서 어디고 차를 세우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발길 닫는 대로 걷거나 눈길을 주는 곳이면 온통 꽃이니 말이다.

 

예전과 다른 것은 구경꾼 반 사진기 멘 사람이 반이라는 것이다. 고급 디지털카메라에 기다란 망원 렌즈를 장착하여 커다란 삼각대를 메고 어슬렁거리거나 렌즈를 응시하는 모습들이 산수유나무 사이사이에  박혀 있다. 이제 사진은 누구라도 가까이 할 수 있고 누구도 손쉽게 찍을 수 있는 취미이자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예전에는 그림쟁이들이 화판을 놓고 지그시 눈을 감고 담배연기를 피워 올렸는데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란 부지런한 사람들의 발품만큼 보여 준다. 산동 하면 산수유이듯 골짝마다 마을마다 산수유 천지지만 이름 난 곳 한두 곳 둘러보고 어찌 산동 산수유를 다 보았으며, 사진을 찍었노라 말하랴! 상위 마을과 대음리 사진으로 도배를 하고 있는 각종 답사 글이나 안내문을 보면 이제는 식상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처음 찾는 분들을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찾아보기 바란다. (아래 지도를 보고 찾아 나서면 된다)

 

2007.  3.  17   Fo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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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실린 모든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정산리

산동 입구에 접어들어 바로 우회전하면 된다. 언덕위로 송원리조트가 보인다. 골이 깊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엔 온통 산수유 꽃이 만발했다. 이른 아침에 찾으면 계곡 따라 노란 꽃들이 눈이 부시도록 고운 모습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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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동리

상위마을과 갈라진 곳에서 오른 쪽 새로 난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큰길이 끝나고 좁은 시멘트 도로가 나온다. 한적한 산골 마을의 정취가 배어 나오는 곳이다. 수백 년이 되었음직한 산수유 나무 등걸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 비록 가난해도 산수유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 가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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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가난한 마을이지만 인정 많은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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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을 캐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고맙게도 꿀차를 대접 받았다.

 

   원좌리(좌사리)

당동마을에서 되돌아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꺾어 들면 원좌리다. 좌사리라고 한다. 마을에서 내려다보면 산동 온천지대가 한눈에 보인다. 멀리 언덕과 어우러진 산수유 모습이 평화로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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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위마을

상위마을과 함께 위안리라 한다. 위안리를 상하로 구별하여 하위마을이 된 것이다. 상위마을이 산수유로 방방 뜨고 있을 때 하위마을은 더 가난 속에 물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비어 버린 집, 돌담장 골목이 썰렁하기만 하다. 산수유도 마찬가지여서 가꾸지 않아 꽃들도 시들하다. 관광객들은 상위마을로 직행을 하기에 이곳은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이면서도 마을엔 찾아오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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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마을

산동 산수유를 대표하는 마을로 자리매김하면서 관광객들이 밀리고 있는 마을이다. 아마 산수유가 아니었으면 가장 오지였을 이 마을이 산수유 때문에 뜨고 있다. 하위마을과 달리 새로 지은 집들이 늘어나고 사는 것도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예스런 맛을 잃어가고 있어 조금은 안타까울 뿐이다. 계곡의 물과 돌담장 길, 계곡 가로 난 구부러진 돌길이 촬영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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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음리

상위마을이 산골의 정서를 나타낸다면 대음리는 계곡과 반석위로 흐르는 물과 여기에 어우러진 산수화 같은 모습이 제격이다. 아기자기한 마을과 다리, 그리고 파란 보리밭이 어우러진 꽃들이 작품 촬영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다. 주로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그림그리기, 글짓기, 사진 찍어 주기 등이 열린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을 뿐 더러 촬영객들도 많이 몰리는 곳이다. 맑은 물가에서 휴식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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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촌리

대음리서 개울 건너 오른편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평촌리다. 왼편으로 계곡이 흐르고 오른편으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계곡에서 올려다 보이는 언덕위의 방앗간이 멋지게 보이는 마을이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마을이지만 잘 찾아보면 제법 멋진 촬영 감을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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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나물과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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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들과 산수유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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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이 따스하게 보인다.

 

   현천리

산동 면 소재지를 지나 남원 가는 길 국도 17호선에서 빠져 나와 왼편으로 들어가면 된다.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어 농토가 좁아 가난이 절절이 배어 있는 마을이다.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많아 빈집들이 많다. 산수유나무도 돌보지 않아서 인지 꽃들이 적게 피고 색깔도 곱지 못해 안쓰럽기만 하다. 사람이나 나무나 사랑을 먹고 사는 것이 다 마찬가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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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마을 돌담길 산수유 꽃도
가난한 모습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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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 저수지 가에는 산수유가
곱게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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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떠난 이곳 노인네들은 한 뼘의 농토라도 일구는 게 일이다.

 

  계척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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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 시조나무

이 나무는 1000여 년 전 중국 산동에서 처음 가져와 이곳에 심은 나무이다. 달전마을의 할아버지 나무와 더불어 할머니 나무로 불리고 있으며 이 나무가 씨를 번져 온 나라에 퍼져 나간 것이다. 지금의 산동 산수유마을이란 이름도 산동에서 이 나무를 가져 왔다 해서 얻은 이름이라고 한다. 산동에서 나는 산수유는 우리나라 총 생산량의 60%가 넘는 다. 매년 축제일이 되면 이곳에서 재사를 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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