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다시 길 떠나며

문근영 2011. 2. 24. 07:51
          '다시 길 떠나며' 
                                         / 법정 스님
          이 봄에 나는 또 길을 찾아 나서야겠다. 
          이곳에 옮겨와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새로운 자리로 옮겨 볼 생각이다. 
          수행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안일과 타성의 늪에 갇혀 시들게 된다. 
          다시 또 서툴게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영원한 아마추어로서 새 길을 가고 싶다. 
          묵은 것을 버리지 않고는 
          새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미 알려진 것들에서 자유로워져야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다. 
          내 자신만이 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그 누구도 내 삶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나는 보다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없는 듯이 살고 싶다. 
          나는 아무것도, 
          그 어떤 사람도 되고 싶지 않다. 
          그저 나 자신이고 싶다. 
          나는 내 삶을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그 누구도 닮지 않으면서 
          내 식대로 살고자 한다. 
          자기 식대로 살려면 
          투철한 개인의 질서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질서에는 게으르지 않음과 
          검소한 단순함과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음도 포함된다. 
          그리고 때로는 높이높이 솟아오르고 
          때로는 깊이깊이 잠기는 
          그 같은 삶의 리듬도 뒤따라야 한다.
          曲 : 명상음악 道2집 / 그림자를 보고
출처 : 만중생의 쉼터
글쓴이 : 연화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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