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 멈추고

[스크랩] 물과 사람이 함께 흐르는 입암산

문근영 2011. 1. 20. 10:44
    물과 사람이 함께 흐르는 입 암 산

 

좋은 숲이 있고 깊은 골에 맑은 물이 흐른다면 여름 산으로는 제격이다 거기에다 산이 낮아 힘들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더운 날 땡볕을 이고 누가 애써 산에 오르려 하겠는가? 전문 산군이 아니고는 말이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장성을 지나 갈재 터널이 가까워지면 오른편으로 기묘한 바위를 인 산봉우리가 보인다. 내장산 국립공원의 한 줄기인 노령산맥에서 가지를 친 입암산(笠岩山)이다. 바위가 삿갓처럼 생겼다고 해서 얻어진 이름이지만 올라 보면 불끈 솟아 있어 입암(立岩)산이 되고도 남음이다. 입암산은 몰라도 남창계곡을 떠올리면 된다. 내장산이나 백양산에는 뒤지지만 골이 깊고 수량이 많아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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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암산은 갓바위에 자리를 내주고 비켜 앉아 있는데 갓바위는 정읍들을 내려다 보며 제 홀로 우뚝하다.

 

백양사 인터체인지를 빠져 장성호 다리를 건너기 전 남창계곡 표지판을 따라 4km 정도 오르면 전남대학교 수련원 입구에 등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입암산 등산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어디를 둘러봐도 빼어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그냥 시골 야산 입구에 서 있는 기분이다.

 

출발점이 해발200m이고 687m 정상까지 5km 이니 워낙 경사가 없어 마치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한번이라도 오르막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숲길이다. 국립공원이라 이정표나 구조지역 표시가 잘 되어 있고 수목 표찰과 학습용 안내문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61년부터 조림한 삼나무 숲이 울울창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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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조림된 삼나무 숲에서 이국의 정서를 느낀다.    

 

한 길을 30분 정도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편으로 은선동 계곡을 타는 길이고 오른편은 입암산성 남문으로 가는 길이다. 양 계곡에서 물이 만나는 합수 점 이어서 이곳에서 땀을 식히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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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초입 물소리들으며 걷는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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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곡창지대를 지켜낸 입암산성 남문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30분 정도 오르면 남문에 닫는다. 요즈음에 복원했지만 원형이 잘 남아 있어 옛 자취를 알아볼 수 있다. 입암산성 안은 분지여서 군사가 주둔하기에 알맞아 옛날부터 중요한 군사 기지로 사용해 왔다. 고려 고종 43년 몽고의 제 6차 칩입 때 송고비 장군이 몽고군을 크게 물리쳤고, 임진왜란 때는 윤진이 관군과 의병을 모아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조선 효종때 개축한 이 성은 사적 제384호로 지정되어 잘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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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안에는 묽이 많고 가끔 습지도 보인다.

성 안은 완만한 넓은 분지이다. 해발 500m가 넘은 산정에 이만 큼 넓은 분지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억새와, 잡초가 무성한 이 곳 어딘가에 옛 성을 지키던 군사시설들이 숨어 있으리라. 한 대는 국난 극복을 위한 선인들의 조국애가 함성이 되어 이 골짜기를 울렸을 것이다. 여전히 물은 흐르고 물 고인 습지엔 물풀이 무성하다. 계곡의 물은 성안을 가로질러 숲 사이로 돌돌거리며 흐른다.

 

 분지의 녹색 장원이 아름답다. 하얀 개망초와 노랑 애기똥풀꽃과 빨간 하늘나리가 선명하다. 진 녹의 숲길을 헤치며 걸어가는 일행들의 고운 등산복이 눈부시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유난히 푸르고 하얀 새털구름이 오늘 따라 유난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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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의 분지는 녹색의 장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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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게 핀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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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애기똥풀꽃이야~!!

 

입암산과 삿갓바위를 가르는 잘록이 인 북문 터에 다다르면 잡초가 허리를 잡는다. 북문 터라고 하지만 허물어져 흔적도 찾기 힘들다. 잘룩이에서 오른편이 입암산 오르는 길이고 왼편이 삿갓바위 가는 길이다. 입암산을 올라 곧장 내려 새재를 지나면 백양사 뒤편 상왕봉으로 연결된다. 새재는 갈재와 함께 그 옛날 한양 가던 대표적인 고갯길이었다.

 

고개에서 갓바위 길은 평탄해서 좋다. 오른 편 숲 사이로 정읍들이 언 듯 언듯 비친다. 작은 산등을 올라서면 정오의 햇빛을 이고 있는 삿갓바위가 검게 다가선다. 이 산을 오른 후 처음 보는 바위다. 일행들은 부지런히 사타를 눌러 댄다. 잘 만들어 논 철계단을 타고 오르면 갓바위다. 유명산 정상은 모두 예사 산과 다른 품새를 지니고 있음을 이 산도 잘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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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뒷 바위 위에 갓바위가 비스듬히 숨은 채 보인다

조망이 좋다. 마치 초가을처럼 푸른 하늘을 인 드넓은 정읍평야가 서해까지 펼쳐져 있다. 금년 들어 산에 올라 가장 조망이 좋은 날인 듯하다. 서해 바다가 가물거린다. 동으로 내장산 줄기가 백양사의 상왕봉까지 기세 좋게 흘러가고 서편으로 방장산이 고창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호남 고속도로가 발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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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들은 김제들과 함께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이

 

삿갓바위를 돌아내리려 거북바위를 뒤로하고 소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능선을 따라 한참 내리면 노량역과 은선동 계곡으로 내리는 갈림길이 나온다. 기차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은 노량역에서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낭만을 즐길 수도 있다.

 

은선계곡을 타고 내리는 길도 여전히 완만하고 부드러운 평지나 다름없다.  길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을 저벅이며 걷는 재미가 좋다. 입암산은 물에서 시작하여 물로 끝나는 산행이다. 장마철이라 수량이 많기도 하지만 워낙 골이 깊고 숲이 좋아서 이렇듯 물 좋은 천혜의 계곡을 이루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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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숲길이 내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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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단을 오르면 갓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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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바위를 갓바위라 한다.

 

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아름다운 산이요, 계곡이요, 물이다. 힘이 부쳐 산에 오르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대표적인 여름 산이다.

 

                                                                           2007. 7. 14     Fo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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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홍 택 (011-608-9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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