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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북한이 동해를 향해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북중관계가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였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6월 하순 필자가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만난 거의 대부분의 중국
안보전문가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낮게 예측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이 중국에게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UN 상임안보리에서
비판결의안이 통과되고 북한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6자회담을 무대로 하는 중국의 주도적 역할도 약화되고 있다.
북중관계에 대한 널뛰기식 평가는 지양해야 그러나 최근 북중관계의 위기에 대한 기사와 해설의 논조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초까지
유사한 지면들을 장식했던, 북중경제협력에 따라 중국이 북한을 동북4성으로 편입시키고 있다는 주장들과는 정반대의 논조들이기 때문이다. 북중관계가
외부에서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이라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최소한 이와 같은 널뛰기식의 논리에 대한 자기검토가 병행됐어야 했다. 이러한
널뛰기식의 논리에서 올바른 대응방향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연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북한의 행동은
북중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북중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의미하기보다는 1990년대 초반 이후 북중관계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것에 가깝다. 북한이 1998년 대포동미사일을 발사하였을 때에도 중국의 입장을 고려한 흔적은 별로 없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추진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던 시기였으며 북한의 행동으로 미국 내에서 미사일방어체제 구축론자들의 입장이 강화되었던 것에
커다란 당혹감을 표시하였다.
이번 경우는 1998년과는 달리 북중관계가 회복기에 접어든 시점에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 핵심적인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보조를 맞추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다. 1990년대 초
냉전해체와 한중수교 이후 북한은 스스로의 억제력에 의해 안보문제를 해결하려고 경향을 강화했으며 이는 중국에게 한반도정책과 북한과의 관계를
처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물론 2000년 이후 북중관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양자가 이념이나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이 접근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한중수교를 전후로 하는 감정적 충돌상태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전술적 가치를 냉정하게 보기 시작한 것에 의한
것이다. 북한은 자신의 안보에 대한 중국의 안전판 기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중국으로서도 복잡하게 변화되는 동북아정세 속에서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정학적 이익에 대한 고려가 양자의 협력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를
북중관계의 “전통적 우호관계”에서 “실리적 협력관계”로의 전환으로 설명한 바 있다. 북중관계는 균열과 전략적 동맹관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필요 있어 북한 미사일 발사로 조성된 새로운 정세에서의 중국의 역할도 이러한 틀 내에서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의 대다수
안보전문가들이 북한의 행위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현재 북핵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미국에게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점도 이러한
예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제재로 인한 위기의 고조를 방지하고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킨다는, 점차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목표를 계속 추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UN결의안에 대한 찬성표를 던진 것을, 북한이
6자회담으로 나올 만한 명분을 미국이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든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중국이 압력과 제재를
통한 문제해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입장은, 지금까지 북핵문제가 극단적인 대립과 충돌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작용을 하였으며, 중국과 한국이 보조를 맞출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한국정부가 북한의 미사일발사 이후
소위 미국의 ‘5자회담’ 구상에 대해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던 것은 이러한 중국의 입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에서 나온 실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북한과 미국의 태도를 보면, 교착상태조차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 출현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제재국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더욱 극단적인 선택으로 통하여 문제해결을 추구하고 이는 미국의 제재를 통한 문제해결의 명분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이 대화의 중재자 역할에서 벗어나 북한과 미국에 대해 좀더
독립적이면서 문제해결 주도적인 협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즉 중국이 제재에 참여할 것인가 아닌가라는 문제가 아니라,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국면을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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