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속여도 괜찮은 일

문근영 2010. 9. 15. 17:17

*★ [다산어록청상] 23. 속여도 괜찮은 일




                                                                                    ▼ 그림: 작가미상

속여도 괜찮은 일

사람이 세상에서 귀하게 여길 바는 성실함이다. 속여도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하늘을 속이는 것이 가장 나쁘다. 임금을 속이고 어버이를 속이는 것에서, 농부가 농부를 속이고, 장사치가 제 동료를 속이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두 죄악에 빠지는 일이다. 오직 속일 수 있는 물건이 딱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의 입이다. 거친 음식이라도 속여 넘겨 잠시 잠깐 지나간다면 이것이 좋은 방법이다. 올 여름 나는 다산에 있었다. 상치 잎에 밥을 얹어 쌈을 싸서 먹었다. 어떤 손님이 물었다. “싸서 먹는 것이 절여 먹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내가 말했다. “이것은 내가 입을 속이는 방법이라네.” 매번 한 끼를 먹을 때마다 이 같은 생각을 지닌다면 정력과 지혜를 쏟아 뒷간을 위해 충성할 필요가 없다.  -〈또 두 아들에게 보여주는 가계[又示二子家誡]〉 8-21



人生兩間, 所貴在誠, 都無可欺. 欺天最惡, 欺君欺親, 以至農而欺耦, 商而欺伴, 皆陷罪戾. 唯有一物可欺, 卽自己口吻. 須用薄物欺罔, 瞥過暫時, 斯良策也. 今年夏, 余在茶山. 用萵苣葉包飯, 作搏而吞之. 客有問者曰: “包之有異乎菹之乎?” 余曰: “此先生欺口法也.” 每喫一膳, 須存此想, 不要竭精殫智, 爲溷圊中效忠也.


 

아무리 맛난 음식도 입에 들어가자마자 더러운 물건이 된다. 먹다 뱉은 음식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음식이란 어차피 목구멍을 넘기기도 전에 더러워지고, 뒷간에 가면 똑 같다. 어떤 일도 속여서는 안 되지만, 제 입을 속이는 것은 괜찮다. 거친 음식은 쌈을 싸서 대충대충 속여 넘기고, 마음은 부지런히 닦아 속임이 없게 하라.

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이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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