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진심향선(眞心向善) / 박석무

문근영 2010. 8. 26. 07:54



 

391

 

진심향선(眞心向善)


조선왕조의 17세기, 광해군이 1609년에 임금이 되고 숙종25년이 1699년이니, 광해군·인조·효종·현종·숙종에 걸치는 파란만장한 시대에 해당됩니다. 살육의 당쟁이 계속되면서 정치의 추악상이 속속들이 노출된 시기이기도 하지만, 이 기간 동안에 위대한 실학자 반계 유형원(1622~1673)이 『반계수록』을 저작해냈습니다. 또 다른 학자 백호 윤휴(1617~1680)와 서계 박세당(1629~1703)이 본격적으로 주자학에 비판의 메스를 대면서 조선 학술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반계야 생전에는 전혀 빛을 보지 못하고 산림(山林)에 묻혀 저서만 남기고 일생을 마쳤으나, 백호는 끝내 그러한 학문적 업적 때문에 참형으로 죽음을 면치 못했고 서계도 죽을 고비를 맞았으나 아들 박태보라는 의인 때문에 겨우 죄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17세기는 위대한 시대이기도 하지만 그처럼 패악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학자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18세기는 바야흐로 문예부흥기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백화만개의 찬란한 실학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그때까지도 잔존하던 학계의 패악상을 다산은 명쾌히 지적했습니다.

“경전의 뜻이 밝혀진 뒤에야 도(道)의 실체가 나타나고, 그 도를 얻은 뒤에야 심술(心術)이 비로소 바르게 되고, 심술이 바르게 된 뒤에야 덕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경학에 힘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떤 경우 선유(先儒:朱子)의 학설에만 근거를 두고서 뜻을 같이 하는 자들끼리만 함께 하고 다른 논리를 펴면 쳐부수며 감히 논의할 수도 없게 해버리는 자들이 있으니, 이들이야말로 모두가 경전을 빙자하여 이익을 도모하는 자들이지 참마음으로 선으로 향하려는 자들이 아니다”(爲盤山丁修七贈言)라고 비판했습니다.

주자학을 교조화 하여 자신들의 정권욕과 명예욕을 충족시키려던 사이비 학자들을 매도한 다산의 무서운 지적이었습니다.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가로막고 그것을 빙자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무리들이 요즘에는 없을까요. 오늘의 학자나 논객들, 참마음으로 선을 향하고 있는지 한번쯤 반성해보면 어떨까요.

박석무 드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목록보기

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이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