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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채택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일인데, 논의가 엇갈리고 있는 것 같아 하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5만원 10만원짜리 고액권이 나오게 되면 어떤 역사적 인물의 초상화를 화폐에 넣느냐의 문제인데, 작금의 보도를 보면 예상 밖의 인물들은 거론되고 정작 반드시 들어가야 마땅한 다산 정약용선생은 많이 거론되지 않는다고, 우리 다산연구소를 압박해오는 열혈의 ‘애국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다산이야말로 현 시대 뿐만 아니라 후세에도 길이길이 추앙받을 인물임에 틀림없는데…”라고 주장하면서 마땅히 다산연구소가 앞장서서 여론을 환기시켜 화폐인물로 채택되도록 끝까지 노력해달라는 강청을 하고 있습니다.
퇴계와 율곡은 대표적인 성리학자라는 이유로 천원 권과 5천원 권에 초상화가 들어가 있고, 한글을 창제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의 기틀을 세운 뛰어난 임금으로 세종도 만원 권에 들어가 있습니다. 세 분이 선택된 것은 대체로 무난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라면, 이제 누구를 더하느냐의 문제이겠습니다. 성리학의 논리로는 임진·병자 양란의 결과 무너진 국가제도와 파탄난 국가재정을 복원하여 국가의 안정과 국민의 복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여기고 새로운 논리인 실학사상을 제창하게 되고, 실학의 중요한 내용인 ‘이용후생’과 ‘실사구시’, ‘경세치용’의 제반 논리를 종합하고 집대성하여 이 나라에 근대의 여명을 열어준 학자이자 경세가가 다름 아닌 다산이었습니다. 성리학이 주조이던 주자학의 관념성을 문제 삼아 실행이 가능한 새로운 경학논리로 232권이 넘는 방대한 경학체계를 세우고, 『목민심서』·『경세유표』·『흠흠신서』등 경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세계적인 사상가 반열에 오른 다산이 민족의 상징적인 인물에서 제외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일제시대에는 조선학의 중심으로 여기고 민족혼의 부활에 상징적인 인물이었지만,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학자가 다산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데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33만여 독자 여러분! 우리라도 일어나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여론을 환기 시키는 일에 앞장서서, 마땅히 다산의 초상화가 채택되도록 노력을 경주합시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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