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자가 외국 경매에서 고가로 팔린 것은 1994년 크리스티 옥션에서 15세기 '청화백자당초문접시'가 308만달러(당시 약 26억원)에 낙찰된 것이었다. 이 접시는 아주 드문 조선 초기 청화백자 명품으로 동시대 명나라 백자와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없는 완벽한 작품이어서 두 박물관이 경쟁하는 바람에 예상 밖의 높은 가격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년 뒤인 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17세기 철화백자용무늬항아리가 765만달러(약 64억원)에 낙찰되어 세상을 또 한 번 놀라게 하였다. 용준이라고 불리는 이런 항아리는 본래 궁중에서 연회할 때 꽃꽂이로 사용된 왕실도자기이다. 용의 발톱이 4개로 그려진 것도 왕을 상징한다. 때문에 당시로서는 최고급 도자기일 수밖에 없고, 특히 이 항아리는 기형이 아주 당당하고 기품이 있는 데다 철화로 그려진 희귀한 명품이어서 그렇게 높은 가격으로 올라갔던 것이다.
결국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천하의 명품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priceless)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가격이 비슷한 작품에 그대로 대입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최고의 명품에 한해서만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2등과 3등, 3등과 4등은 분명히 한 등급 차이지만 1등과 2등 사이는 몇 등급 차이인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