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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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는 대리인비용이론은 경영자가 주주 이익에 충실하면 만사형통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주주자본주의가 확산되자 주가는 5배 가까이 올랐지만 투자율 저하, 단기수익성 위주 경영, 비정규직 확대, 불평등 심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기업지배구조를 주주와 경영자 간의 이해상충 문제로 좁게 보는 대리인비용이론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론은 기업지배구조를 지배주주, 외부소액주주, 채권자, 경영자, 종업원, 하청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이해상충을 조정하는 문제로 보며, 주주 이익만을 중시하는 경영은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대리인비용이론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주주가 주인(principal)이고, 경영자가 대리인(agent)이라는 주주자본주의 이념을 주입한다. 그러나 기업이 부도위기에 처하면 채권자가 주주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대리인비용이론에서 주주가 주인이라고 보는 근거는 잔여소득청구권자(residual claimant)인 주주만이 위험을 부담한다는 것인데, 현실에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근로자, 채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도 모두 위험을 부담하고 있다. 다른 기업에서는 활용하기 힘든 기업특수숙련이 중요해지고 노동시장이 유연화될수록 근로자가 부담하는 위험은 점점 커진다. 주주 권한이 강해질수록 기업은 주주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즉 기업은 불황 시기에 재무 안정성을 위해서 부채를 줄이고 공격적 구조조정과 대량해고로 경기변동에 따른 재무 위험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주식유통시장이 발달한 결과 주주는 기업 이해관계자들 중 가장 쉽게 기업을 떠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기업과의 관계가 가장 단기적이고 기업에 대한 충성도도 가장 낮은 주주가 기업의 주인 행세를 한다면 기업의 장기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경영참가제도가 도입된 독일,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종업원이 기업지배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자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기업 이해관계자들 간의 다층적인 이해상충을 기업지배구조에서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분석하려면 이해관계자자본주의라는 넓은 시각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기업은 기업가의 사유재산이지만, 공개기업이 되면 주주가 기업 자산을 사적으로 소유한다고 말할 수 없다. 공개기업의 자산은 주주가 아니라 법인의 소유다. 회사법에는 배당금, 이사회와 주총 등에 대한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권한과 책임이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현실의 공개기업 경영자는 경영 목표를 주주가치 극대화에 둘 수도 있지만,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이익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 중시할 수도 있다. 공개기업 경영자가 경영목표를 주주가치 극대화에 두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 중시한다고 해서 회사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는 것은 법적 사실이 아니라 주주자본주의론자들의 규범적 가치관과 이념에 근거한 해석일 뿐이다. 미국 항공사 중 최고의 경영성과를 내고 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종업원이 첫째이며, 고객이 둘째, 주주가 셋째라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모방하려 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그 이유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성공 원천이 저가 항공서비스나 유머서비스 같은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종업원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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