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사본색과 문화안목
무릇 사대부(士大夫) 집안의 법도는, 바야흐로 벼슬길에 오르면 서둘러 산비탈에 집을 얻어 처사(處士)의 본색을 잃지 않고, 벼슬에서 멀어지면 서울 가까이 살면서 문화(文華)의 안목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다산 정약용, 시이아가계 -
당시 서울과 지방의 문화격차가 심하고 경화사족(京華士族)이 대두될 정도였던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이보다 주목할 것은, 처지에 따라 놓치기 쉬운 것으로 다산이 강조한 내용이다. 벼슬을 하고 있을 때는 권력의 포로가 되지 말고 언제든지 초야에 돌아가 유유자적할 수 있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벼슬을 떠나서는 고루함과 편벽함에 빠지지 말고 늘 세상과 소통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사대부’임을 자임한다면, ‘처사본색(處士本色)’과 ‘문화안목(文華眼目)’은 필수덕목이 아니겠는가.
요즘 정권교체로 국정 요직의 사람이 바뀌고 있다. 본디 처사와는 거리가 먼 분들이 많이 취임하지만, 지금이라도 서민에 다가서기를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퇴임한 분들은 전직 고관임을 내세워 대접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낮은 데에 임하여 자신이 국정에 참여한 경험을 성찰하고 공유하는 데 노력하면 좋겠다. 국정에 참여했을 때와 밖에서 볼 때의 시각이 교차하고, 국정운영의 경험이 공유되고 축적되면, 우리 정치와 나라는 점점 나아질 것이다. <태>
'다산함께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실학산책] 돈과 권력을 어떻게 대할까 / 이지양 (0) | 2010.05.03 |
|---|---|
| [茶山이야기] 정조 ‘이산’과 정순대비 김씨 / 박석무 (0) | 2010.05.02 |
| [茶山이야기] 지도자의 덕성과 언어 문제 / 박석무 (0) | 2010.05.02 |
| [다산포럼]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시대가 바뀌고 있다 / 조 영 철 (0) | 2010.05.02 |
| [실학산책]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고 미 숙 (0) | 2010.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