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다양성과 방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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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은 서울 또는 중심 지역이 아닌 ‘변두리 지역의 언어’라는 어감이 강하여 이 용어를 쓰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방언 대신에 ‘탯말’이라는 말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어떻든 방언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자기 어버이에게서 들으며 배운 언어이므로 지극히 인간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표준어는 국가의 정치적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언어이기 때문에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언어이다. 이 비인간적인 언어가 지극히 인간적인 언어를 몰아낸다면 한국어 속에서 한국인의 맛과 냄새 곧 우리의 개성 있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한국인의 삶은 한국인이 사용하는 방언 속에 녹아 있고, 한국 문화의 다양성은 방언의 다양성 속에 존재한다. 방언을 빼고 어떻게 지역 문화를 논하며 지역 문화를 빼고 어떻게 한국 문화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한국 문화의 폭과 깊이를 키우기 위해서 마땅히 방언에 대한 복권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즉, 방언을 새롭게 인식하고 방언과 표준어의 공존과 상호 발전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국어원장인 이상규 박사의 다음과 같은 절규는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고 있다. “중심에 자리한 표준어와 문화어 그리고 변방에 자리한 죽어가는 방언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죽어가는 강물, 멸종으로 치닫는 어류와 조류, 사라져 가는 나무와 들풀처럼 변두리의 방언도 함께 저 세상으로 보내야 할 것인가. 소수 언어인 방언의 미학을 살려 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방언의 미학, 살림, 2007) 대개 학자들이나 정책 당국자들은 방언을 살리자고 하면 방언 조사를 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방언을 조사하고 보존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물론 그런 방법도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그들을 위한 방법’, ‘유한계층의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방언을 요즘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주민의 민속 공연처럼 국외자의 눈요깃감으로 생각한다면 그 정도의 제안도 일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언은 표준어 사용자의 눈요깃감이나 연구 대상물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고 그들의 세계이며 그들의 가치 지향이다. 그러므로 방언을 살리려 한다면 먼저 방언 사용자들의 언어생활이 스스로 떳떳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언은 하위 언어요, 표준어는 상위 언어라거나, 방언은 무식한 시골뜨기의 언어요, 표준어는 유식한 도시민의 언어라는 식의 언어 인식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방언을 사용하면서 사는 삶이 자연스럽고 떳떳하다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방언은 문화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힘이 없이 죽어 가는 방언을 되살리겠다고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은 고고학이나 박물학을 하는 학자들에게나 가치가 있을 뿐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각 지역민이 방언을 자연스럽게 활용하여 삶과 문화를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외부적인 인식이나 평가 때문에 방언을 기피하는 자기 검열 의식을 제거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각 지역이 자기 언어로 교육을 하고, 문학을 하고, 공연을 하고, 방송을 하고, 방언을 이용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그리고 방언과 방언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서 한국어의 줄기를 만들어 내고, 이 줄기를 표준어(또는 공통어)에 접목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방언도 살리고 한국어도 살리고, 지역 문화도 살리고 한국 문화도 살리는 성과를 거두어 문화의 세기에 문화로 성공하는 민족이 될 수 있으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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