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조식/중식/석식]
어제는 분당에 있는 주택공사 본사에 다녀왔습니다. 점심때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제가 일하는 회사와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어찌나 좋은지... 같이 간 동료 말처럼 ‘삶의 질’이 달랐습니다. 조상 묘를 얼마나 잘 썼으면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지... 저는 또 조상 묘를 얼마나 잘못 써서 이런 곳에서 사는지...쩝...
식당은 좋지만, 식당에 쓴 글은 엉터리더군요. 식당에는 조식, 중식, 석식이라는 일본말 투성이고, 3층 강당 앞에는, ‘담배를 삼가주세요’라고 써야할 것을 ‘담배를 삼가해 주세요’라고 써 놓고...
‘조식’은 한자말인데, ‘아침밥’이라고 쓰면 되고, ‘중식’은 일본에서 온 말인데, 국립국어원에서 ‘점심’으로 다듬어 놓은 말이고, ‘석식’이라는 낱말은 우리 국어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아침밥!, 점심!, 저녁! 얼마나 좋아요. 이걸 꼭, 조식, 중식, 석식이라고 써야만 공공기관의 위신이 서나요?
그런 사람들은 조상 묘를 얼마나 좋은 곳에 썼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묏자리’를 ‘묘자리’나 ‘묫자리’로 쓰고 다닐 겁니다.
오늘 제가 좀 심했나요? 그냥 배 아파서 한번 뒤대본겁니다.
내일 토요일 오후에 공사 사람들 만나서 한 잔 하기로 했는데......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그리고 주말 잘 쉬세요.
보태기) 제목에 '아침밥, 점심, 저녁'이라고 썼는데요. '아침밥'을 '아침'이라고 해도 됩니다. '아침'이라는 낱말의 뜻에 "날이 새면서 오전 반나절쯤까지의 동안"이라는 뜻도 있고, "아침밥"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저녁'도 마찬가집니다. 이처럼 둘 다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아침밥'과 '저녁'이라고 썼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