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담그셨나요?[중앙일보]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으려고 시장에 나온 주부 이씨. 채소 값이 폭등해 배추와 알타리무,
김치속으로 쓸 김장 재료를 고르는 손길이 무겁기만 하다. 대형 할인매장에서 포기당 470
원에 한정 판매하는 배추를 사기 위해 온 가족이 새벽부터 줄을 섰다는 큰언니네를 따라가
지 않은 게 후회스러웠다.”
올겨울 시장에 나온 주부들의 한결같은 푸념이다. 일찌감치 월동 준비를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표현이 있다.
김치를 ‘담으려고’는 ‘담그려고’로 고쳐야 맞다. 김치를 ‘담다’와 ‘담그다’는 엄청난 차이가 있
다. ‘담다’는 어떤 물건을 그릇 따위에 넣는 것으로 “김장독에 김치를 담다”란 말은 가능하지
만 ‘김장하다’란 뜻으론 사용할 수 없다. 배추 등을 양념에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 발효시키는
건 ‘담그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김치를 담궈/담구니/담궜다”처럼 쓰고 있지만 ‘담구다’가 아닌 ‘담그다’가 기본형
이므로 ‘담가/담그니/담갔다’와 같이 활용해야 한다.
김장철 배추김치와 함께 많이 만드는 ‘총각김치’의 재료를 선택할 때도 주의해야 할 표현이 있다.
“알타리무 주세요” “알무 한 단 얼마예요”라고 흔히 사용하지만 뿌리가 잔 어린 무를 가리키는
표준어는 ‘총각무’다.
김치의 맛을 내기 위해 절인 배추나 무에 파·무채·젓갈 등의 고명을 고춧가루에 버무려 넣을 때 부
르는 말 역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김치속이 맛있어 보인다”처럼 쓰고 있지만 ‘김칫소’라
고 해야 맞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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