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이런 칠칠맞은 녀석아!”]
봄비가 내리네요. 다음 주 월요일에 논에서 중요한 일이 있는데, 비가 오니 걱정이네요. 지금이라도 그치면 좋으련만...
오늘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쉬는 토요일입니다. 덕분에 늘어지게 늦잠자다 11시 쯤 사무실에 나왔죠.
버스를 기다리면서 신문을 읽고 있는데, 예닐곱쯤 되어 보이는 꼬마가 도로에 고인 물에서 발장난을 치고 있더군요. 이를 본 꼬마의 엄마가, “이런 칠칠맞은 녀석아, 그게 뭐냐? 옷 다 버렸잖아!” 라고 꾸중을 하더군요. 당연한 듯 그 꼬마는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 발장난을 즐겼지만...
오늘은, ‘칠칠맞다’ 이야기 좀 해 볼게요. 본래 ‘칠칠맞다’는 ‘않다’, ‘못하다’ 따위와 함께 쓰여서,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를 때 씁니다.
‘칠칠하다’는 형용사로, “일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하다”, “나무, 풀, 머리털 따위가 잘 자라서 알차고 길다.”라는 좋은 의밉니다. ‘검고 칠칠한 머리/숲은 세월이 흐를수록 칠칠하고 무성해졌다.’처럼 쓰죠.
따라서, 품행이나 옷차림, 행동거지 등이 깨끗하거나 얌전하지 않을 때는, “이런 칠칠맞지 못한 녀석아!”라고 말해야 합니다. ‘칠칠맞다’고 야단을 치는 게 아니라, ‘칠칠맞지 못하다’고 야단을 치는 게 정확하기 때문이죠.
즉, ‘칠칠하다’를 부정의 뜻으로 쓸 때는, ‘칠칠찮다’, ‘칠칠하지 못하다’와 같이 써야 합니다. 그래야 말하려는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한 겁니다.
여러분은, 칠칠한 사람이 좋아요, 칠칠하지 않은 사람이 좋아요?
당연히, 일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한, 칠칠한 사람이 좋겠죠?
좋은 주말 보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