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문근영 2009. 5. 18. 13:14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고매하고 총명한 친구와 사귀라
온갖 이로운 일을 알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感官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키라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의 헤매임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벗은 만나기 어렵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법정*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에서
            간추려 옮겨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