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삶 의 종 점 에 서

문근영 2009. 5. 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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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의   종 점 에 서

삶의 종점에서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천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잠시 이곳에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나 후에도
전과 다름없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그러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 이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나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자신의 업만 따를 뿐이다‘ 라고 한 뜻이 여기 있다.
간디는 일찍이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세상은 우리를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나누는 일을 이 다음으로 미루지 말라.
이 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다.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