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할미꽃 / 유홍준

문근영 2008. 11. 14. 01:03

할미꽃 / 유홍준 

 

안감이 꼭 저런 옷이 있었다

안감이 꼭 저렇게 붉은 옷만을 즐겨 입던 사람이 있었다

일흔일곱 살 죽산댁이었다 우리 할머니였다 돌아가신 지 꼭 십 년 됐다

할머니 무덤가에 앉아 바라보는

앞산마루 바라보며

생각해보는......

 

봄날의 안감은 또 얼마나 따뜻한 것이냐

 

봄날의,

 

이 무덤의 안감은 또 얼마나 깊고 어두운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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