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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7회 詩하늘 시낭송회 ( 2020년 7월 17일 늦은7시) 초대합니다. (장소/대명역 위드)

문근영 2025. 1. 12. 08:10

  안녕하세요?

  코로나 시국인지라 조심스레 시작했던

  제256회 시낭송회가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분들과

 오붓하게 정답게 행복하게 잘 끝났습니다.

  그래서 7월에도 서로 안전거리 유지하며 안전 수칙 지키며 낭송회를  해 보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최근 '앗!  이럴수가'라는 동시집을 출간하고

 사부작 사부작 동시판에 인지도를 올리고 계시는 

 시하늘 회원 문근영 시인이 초대 시인입니다.

  동시를 가지고 낭송회를 여는 일은 처음있는 일이라 더욱 특별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우리 시하늘 회원들도 많은 관심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시/    2020년  7월  17일 늦은 7시

  장소/    대명역  위드

  초대시인/ 문근영

  낭송/ 시하늘 회원

  음악/  추후 결정된 후 공지

 

* 행사 당일 발열이나 자가증상이 있으신 분 출입금지

   마스크 착용, 손소독 필수

 

 

 

 

 

앗! 이럴수가

 

 

잠을 푹 아야

키가 쑥숙 큰다는데

왕자님들

장난 그만 치고 이제 자야지

 

엄마

코알라는 먹는 시간 빼곤

종일 잠만 자는데도

왜 키가 작아요?

 

맞아

기린은 선 채

잠깐씩 잔다는데

왜 키가 커요?

 

야, 너희들이 사람이지

동물이야?

그럼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려서 잘래!

 

 

 

 

횡단보도

 

 

피아노 건반 같다

 

휴대폰 배터리 방전되듯

신호등 초록 눈금

다 떨어지기 전에

 

도레미파솔라시도

이쪽에서 밝고 가고

 

도시라솔파미레도

저쪽에서도 밟고 온다

 

 

 

이슬

 

 

새벽부터

이슬이

풀잎 다이빙대 위에

줄지어 서 있다

 

날이 새면

뛰어내리려고

밤새

기다린 모양이다

 

그런데

어쩌나

 

구름판이 출렁하면

우당탕탕

처박힐 텐데

 

그것도 모르는 이슬방울들

무작정

순서만 기다리고 있다

 

 

살구나무 연립

 

-여기 살아도 되니?

-응

애벌레도 살고

 

-그럼 나도 살아도 되니?

-응

풍뎅이도 살고

 

-나도 여기 둥지 좀 틀어도 되니?

-응

새들도 살게 해 준다

 

그러고도 살구나무엔

아직

남은 방이 여럿

 

 

나이테

 

나무가 쓴 일기다

 

나무도

나처럼

미뤄 두었다가

쓰나보다

 

일 년 치씩

한꺼번에 써 놓은 걸 보면

 

비밀은

나무도 참

많은가 보다

 

누가 볼까 봐

나처럼 꼭꼭

숨겨놓은 걸 보면

 

 

박수와 수박

 

 

박수는

두 개가 하나로 포개지면서

'짝' 소리가 나고

 

수박은

하나가 둘로 쪼개지면

'짝' 소리가 난다

 

같은 소리가

나는데도

 

하나는 포개지고

하나는 쪼개진다

 

아~

이제 알겠다

포개지든

쪼개지든

 

두 개가 있어야

소리가 난다는 것을

 

 

우리 할머니

 

 

과자 사탕 용돈

알아서 척척 주는

요술램프

 

옛날이야기 들려주는

이야기 보따리

 

엄마한테 혼날 때 달려가는

비상구

 

내 말이면 뭐든지 다 들어주는

만능 해결사

 

 

 

물고기 화석

 

판화 같다

돌 속에 갇혀있는

물고기 한 마리

 

아가미와 등뼈

지느러미까지

자세히도 파 놓았다

 

저 판에

먹물 묻혀 찍으면

금방이라도

 

검은 물고기 한 마리

퍼덕거리며

살아나올 것 같다

 

 

오이

 

얇게 썰어 붙이면

까맣게 탄 엄마 얼굴

하얗게 뚝딱

 

새콤달콤하게

무쳐놓으면

밥 한 그릇이 뚝딱

 

두 개만 있으면

산에가는 아빠

물병아, 사라져라

뚝딱

 

우둘투둘하고

신기한

도깨비 방망이

 

 

잠자리

 

 

 

넓이를 재고 싶어

뱅글뱅글 돌고

 

물의

온도를 재고 싶어

꼬리를 넣어 보고

 

깊이는

도무지 잴 수가 없어

 

고개만

갸웃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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