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단] 눈치 보기
언니는
싫어
몰라
됐거든, 라고만 말하는 사춘기
엄마는
뻑 하면
욱하는 갱년기
그 사이에
나는
숨죽이고 사는 눈치 보기
[감상] 제2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수상작인 문근영 시인의 『두루마리 화장지』를 깔깔거리며 읽었다. 발상의 참신함, 유머와 재미, 시적 감동과 울림, 천진난만한 동심의 구현이라는 까다로운 심사 척도를 통과할 만하다. 시인의 섬세한 관찰과 개성 넘치는 목소리가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무엇보다 사족,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다. 어떤 동시를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사춘기’, ‘갱년기’, ‘눈치 보기’로 라임(rhyme)을 맞춰 말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현실 동시’를 소개한다. 사춘기와 갱년기 사이에, 아빠와 엄마 사이에, 친구 A와 B 사이에, 꿈과 성적 사이에, 외모와 내면 사이에, 무엇과 무엇 사이에서 “숨죽이고 사는” 수많은 ‘나’는 이 시를 읽고 무슨 생각을 할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위안을 얻을까? ‘~사이에’ 시놀이를 해봐야겠다. <시인 김현욱>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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