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2022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가루약 눈사람'

문근영 2022. 1. 2. 08:31

가루약 눈사람-전율리숲




감기는 다 나았니



나는 녹지 않았어


발자국도 나지 않았어


아직 다정한 어른은 되지 못했지만


가끔은 아빠처럼 우체국 커다란 창문 앞에서 잠자고


엄마처럼 기념품 가게에서 일해


너의 청록색 엄지장갑을 심장 자리에
넣어두는 걸 깜빡했는데도, 오늘은 춥지 않더라


무려 스무 날 전 네가 내 볼에 붙여주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