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2020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작- 최 일걸

문근영 2020. 1. 2. 00:03

2020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작

 

 

내 얼굴의 숨바꼭질     최 일걸

 

코를 우두커니 세워둔 채

눈은 짐짓 딴 데를 보고 있지만

입은 털어놓고 싶어 간질간질 해

내 얼굴에서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는 거,

숨죽이고 숨어 있다가도

불쑥불쑥 엄마 아빠가 튀어나온다는 거,

그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해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엄마이지만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해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엄마이지만

그때마다 치켜 올라가는 눈꼴는

아빠에게 가 닳아 있어

조그만 내 얼굴 속에서 아빠 엄마와 내가

하루 종일 숨바꼭질을 하는거야

가끔은 형이 뛰어 들어 오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어서시기도 하고

고모나 삼촌이 끼어들기도 해

찿았다 싶어면 꼬리를 감추고

꼬리를 감췄다 싶어면 모습을 드러내는

내 얼굴의 숨바꼭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