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작
내 얼굴의 숨바꼭질 최 일걸
코를 우두커니 세워둔 채
눈은 짐짓 딴 데를 보고 있지만
입은 털어놓고 싶어 간질간질 해
내 얼굴에서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는 거,
숨죽이고 숨어 있다가도
불쑥불쑥 엄마 아빠가 튀어나온다는 거,
그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해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엄마이지만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해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엄마이지만
그때마다 치켜 올라가는 눈꼴는
아빠에게 가 닳아 있어
조그만 내 얼굴 속에서 아빠 엄마와 내가
하루 종일 숨바꼭질을 하는거야
가끔은 형이 뛰어 들어 오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어서시기도 하고
고모나 삼촌이 끼어들기도 해
찿았다 싶어면 꼬리를 감추고
꼬리를 감췄다 싶어면 모습을 드러내는
내 얼굴의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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