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작 발표

문근영 2019. 7. 11. 13:31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작 발표]

지난 6월 1일에서 20일까지 전국 160명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예심을 거쳐 9명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으며, 최종으로 문근영 시인(대구)이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자로 선정되었습니다.

당선자: 문근영

당선작: 「연못 유치원」 외 54편

심사위원: 본심/장석주 평론가, 이정록 시인

예심/이성혁 평론가, 임봄 평론가, 김재홍 시인, 이순주 시인, 최형심 시인

그간 목일신아동문학상에 응모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목일신아동문학상 운영위원회

사단법인 따르릉목일신문화사업회

문근영 시인

소금쟁이



비좁긴 해도

물웅덩이에서

놀아야겠다.


어차피

바다는

간이 맞아서


소금 칠 일도

없을 테니

파꽃

올봄에도

파들이


단체 사진을 찍나 보다


해님을 향해

일제히

주먹을 추켜올리며


파, 파, 파

파이팅!



못과 망치


공부 ‘못’해

시험 ‘망치’고


노래 ‘못’해

분위기 ‘망치’고


잠 ‘못’ 자

건강 ‘망치’고


‘못’ 물 말라

농사 ‘망치’고


바늘 가는데

실 가듯


‘못’ 가는데

‘망치’ 따라다니네.


코뿔소



이야

뿔이

코에 났네.


코에 났으니

코뿔소지


엉덩이에 났어 봐

그게 코뿔소겠어?


못된 송아지지!

딸꾹 새



나도 모르는 새


내 몸속에

둥지를 튼 새


한 번 울기 시작하면


침 삼켜도 딸꾹

숨 참아도 딸꾹

물 마셔도 딸꾹

돌아다녀도 딸꾹


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새


호루라기




힘이 세다


호로록 불면


달리는 축구 선수들


모두 멈춰 선다.


연못 유치원


올챙이, 수채, 아기 붕어가

같이 다녔대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어 뛰어나가고


수채는

잠자리가 되어 날아가고


지금은

붕어만 남아

연못 유치원을 지키고 있대


■ 심사평

눈과 마음을 더 풍요롭게

아동문학가 목일신 선생님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고, 아동문학의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해 제정한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에 우수한 작품을 응모해주신 작가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응모 작품집 중에서 가장 나은 작품이 아니라, 이때까지 나온 세상의 모든 동시집과 동화책 가운데 단연 우뚝한 샛별이 나타나길 바라며 심사에 임했습니다.

“찌르릉 찌르릉 빗켜나셔요”

좋은 작품은 다른 작품을 갓길로 물러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갓길로 물러서게 할뿐만 아니라, 자전거 꽁무니에 소슬바람과 별빛과 땀에 전 수건을 태우고 가는 흥겨운 콧노래가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단박에 독자와 어깨동무를 하지요.

총 160권의 응모작 중에 예심을 통과한 9권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동시집이 여섯이고 동화책이 셋이었습니다. 동화 부문은, 응모한 분들의 열정과 공에 비하여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동화라는 장르에 대한 진지한 자의식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이야기를 장악하는 능력이 모자란 것은 더 많은 습작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수상작은 상대적으로 우수작이 많은 동시 부문에서 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 당선작으로 뽑힌 문근영 시인의 <연못 유치원> 외 54편은 수수께끼 같은 호기심과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작품집이었습니다. 시적 대상과 한 몸이 돼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선물꾸러미를 꺼낼 줄 아는 시적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마른 막대기나 기왓장 쪼가리에도 숨을 불어넣어 살아 펄떡이게 하는 시인이었습니다. 금방 노래가 되어 불릴 것 같은 출렁이는 리듬감도 문학상의 취지와 잘 맞았습니다. 읽을수록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긴장감과 설렘도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더 사람 냄새가 우러나오는 시를 많이 낳아주시길 바랍니다.

눈이 어두운 심사자 때문에 수상의 영예가 비껴간 분들은 영광의 순간을 한 해 미뤄두었다고 마음 다독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가 글을 쓰고 다듬는 동안 아이들의 눈은 더욱 반짝이고 심장은 태초처럼 요동칠 것입니다.

당선자에게는 큰 박수를 보냅니다. 어린이들의 눈과 마음을 더 풍요롭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장석주 · 이정록)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예심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본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