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야생을 만끽하는 시베리아
최기순 감독과 떠나는 캄차카 반도
서쪽으로는 오호츠크 해, 동쪽으로는 베링 해와 태평양을 낀 러시아 캄차카 반도. 캄차카는 화산의 땅이다. 지금도 계속되는 화산 활동으로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캄차카 화산군은 1996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다. 이곳은 간헐천의 온천수와 증기가 폭발하듯 위용을 과시하고 있고 이런 화산의 움직임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캄차카 반도 무트노브스키(Mutnovsky) 산은 성층 화산이며, 유황이 분출되는 활화산이다. 무트노브스키 산에 가기 위해서는 옐리조보 공항에서 30분 거리인 파라툰카 온천 지역에서 숙박하고 툰드라와 협곡을 다닐 수 있는 개조된 러시아 우랄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툰드라에는 길이 없으니 길을 정하지 말고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걷는다면 그 길이 천국이다. 걷다 보면 자연이 먼저 말을 건다.
“어디서 왔어요?”
“목 마르세요? 그럼 앉아보세요.”
길가에 앉았더니 걸을 땐 보이지 않던 블루베리가 가득하다. 야생 블루베리를 한 줌 따먹고, 툰드라에 엎드려서 목마름을 채운다.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
무트노부스키 만년설에서 녹은 물은 대자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푸른 이끼가 있는 작은 물줄기를 따라 내려 가다 보면 생명을 안고 있는 자연 노천탕이 많다. 걸친 모든 것 벗어버리고 툰드라의 불곰처럼 맑은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 마음을 비우고 하늘을 쳐다보면 세상 모두 내 것이다.
셔터를 누른다. 시베리아 방식대로 살면서, 자연의 향기를 가득 마시고 카메라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서는 일, 작가로서 가장 큰 행복이다. 뷰파인더 너머에 향기 가득한 툰드라 자연이 들어왔다.
최기순, 다큐멘터리 감독 20년 전 파푸아뉴기니, 아마존 강, 오세아니아 최고봉 카르스텐스(Carstensz) 등정, 남극점(s90) 도달, 극지와 오지 휴먼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20년을 시베리아 땅에서 살다가 지금은 사진 작업 이외는 홍천에서 지낸다. |
출처 : <아웃도어 뉴스>, 글 사진=최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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