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스크랩] [2019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성다영

문근영 2019. 1. 1. 18:37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도로에 커다란 돌 하나가 있다 이 풍경은 낯설다 도로에 돌무더기가 있다 이 풍경은 이해된다

그린벨트로 묶인 산속을 걷는다 
끝으로 도달하며 계속해서 갈라지는 나뭇가지

모든 것에는 규칙이 있다 예외가 있다면 더 많은 표본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게 말하고 공학자가 계산기를 두드린다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그렇기에 더 중요합니다 너무 작은 숫자에 더 작은 숫자를 더한다 

사라져가는 모든 것은 비유다 

망할 것이다 

한여름 껴안고 걸어가는 연인을 본다 정말 사랑하나봐 네가 말했고 나는 그들이 불행해 보인다는 말 대신 정말 덥겠다 이제 그만 더웠으면 좋겠어 여기까지 말하면 너는 웃지

그런 예측은 쉽다 
다영 씨가 웃는다
역사는 뇌사상태에 빠진 몸과 닮았다 

나무 컵 받침이 컵에 달라붙고 중력이 컵 받침을 떼어낸다 

물이 끈적인다 컵의 겉면을 따라 물방울이 아래로 모이는 동안 사람과 사물은 조금씩 낡아간다

조용한 공간에 금이 생긴다 




성다영: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중퇴. 서울거주

출처 : 문근영의 동시나무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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