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중앙시조대상>
오래된 시장 골목
박명숙
누구는 호객하고 누구는 돈을 세는
양미간이 팽팽한 노점 앞을 지나는데
꽃집의 늦은 철쭉이 여벌옷처럼 펄럭인다
가끔씩 여벌처럼 세상에 내걸려서
붐비는 풍문에나 펄럭대는 내 삶도
마음이 지는 쪽으로 해가 지듯, 저물 것인가
퍼붓는 햇살까지 덤으로 얹어놓아도
재고로만 남아도는 오래된 간판들을
쓸쓸히 곁눈 거두며 지나는 정오 무렵
— 《유심》201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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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숙 / pms5507@hanmail.net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3년〈중앙일보〉신춘문예 시조, 1999년〈문화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은빛 소나기》.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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