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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9. 사람이 먼저 되라

문근영 2018. 1. 28. 08:39

[다산어록청상] 29. 사람이 먼저 되라



근세의 학자는 겨우 학문 한다는 이름이 나면 문득 스스로 젠체하고 무게를 잡아 천리(天理)를 담론하고 음양을 얘기한다. 벽에 태극팔괘와 하도낙서(河圖洛書) 등속을 그려놓고 궁리하여 살핀다고 떠들면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속인다. 그 부모가 추위를 호소하고 주림을 참으며 병을 앓아도, 내버려 두어 살피지 않고 태연하게 애써 일하지 않는다. 결국 궁리하여 살피는 것이 부지런하면 할수록 배움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 진실로 부모에게 능히 효도하는 사람은 비록 배우지 않았더라도 나는 반드시 배웠다고 하겠다. -〈곡산향교를 효유하여 효를 권장하는 글[諭谷山鄕校勸孝文]〉9-107 



近世學者, 纔名爲學, 便自矜重, 談天說理, 曰陰曰陽. 壁上圖畫太極八卦河圖洛書之屬, 自稱玩索, 以欺愚蒙. 而其父母方且呼寒忍飢, 疾病疴癢, 乃漫不省察, 恬不勞動. 卽其玩索彌勤, 而彌與學遠矣. 苟於父母能孝者, 雖曰不學, 吾必謂之學矣.





공부는 대단한 벼슬이 아니다. 학문한다고 으스대는 것은 공부가 덜 된 증좌다. 인간의 길과 멀어지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학문을 하자면 추위와 주림을 견디며 각고의 노력을 쏟아야한다. 하지만 벌벌 떠는 천리와 배고픈 음양 보다 떳떳한 인간의 길을 찾는 것이 먼저다. 자신을 들들 볶고 주위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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