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관용구]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를 보시고 어떤 분이 아래 글을 보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우리말에 '반보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사전(말모이, 말광)에 오른 뜻은 "추석(한가위)을 전후(앞뒤)하여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일자(날짜, 날)와 장소(곳, 자리)를 미리 약속(다짐?)하고 만나는 부인(아낙?)네들의 풍속(삶꼴, 살아가는 버릇)"입니다. 옛날에는 친정어머니가 시집간 딸을 마음대로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농한기(겨를철)인 추석(한가위)을 전후하여 어머니와 딸이 제각기(제가끔, 저마다, 따로따로) 음식(먹을거리)과 토산물(제바닥치, 제바닥것, 제고장에서 나는 것) 을 가지고 양편(두) 집의(여기 의는 빼고) 중간(가운데)쯤 되는 시냇가나 고개의(의를 빼거나, 에? 에는 곳을 나타냄) 적당(알맞는)한 곳에 모여 잠시(잠깐, 잠깐 동안) 만나 정을 나눴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보기'입니다. 두 집의(의 빼고) 가운데, 즉(곧) 반쯤 되는 곳에서 만난다는 뜻이겠죠. 딸은 평소(여느 때)에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음식을 정성스럽게( 참된 마음으로, 마음껏, 지궁스럽게) 싸서 가지고 나가고 어머니는 딸에게 먹이고 싶은 것을 골고루 챙겨서 나갔을 겁니다. 이런 깊은 뜻이 담긴 참으로 멋진 말이 '반보기'라 생각합니다. 저희 집은 팔 남매(여덟 오누이)입니다. 광주에 사는 누나가 해남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전북으로 가고 그 사이 부천에 사는 누나가 전북으로 내려와 서로 사는 곳의(곳에서) 반쯤되는 곳에서 만나 단풍구경을 했나 봅니다. 그런 전화를 받으니 '반보기'라는 낱말이 절로 생각이 나더군요. 아버지는 예전에(살아 계실 때) 팔 남매를 팔 도로 보내 나이 들면 팔도유람을 [하시겠다고 했었]-> ( 하겠다고 하셨었)습니다. 오늘따라 돌아가신 아버지가 부쩍 생각나네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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