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 2015. 9. 14.(월요일) | | | '까매지다'의 경우 '까'의 'ㅏ'를 뒤의 '매(ㅁ+ㅏ+ㅣ)'가 따라가 'ㅐ'가 되고, '꺼메지다'는 '꺼'의 'ㅓ'를 따라 'ㅔ'가 됩니다.
| | |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죠?
저는 지난 주말에 고향에 가서 벌초를 했습니다. 어차피 혼자서 하는 일이라 제가 시간 내서 틈틈이 하는 것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벌초하는 게 버겁습니다. 같이 벌초할 아들을 더 만들든지, 봉안당을 만들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일을 하다 보니 얼굴이 벌겋게 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는 벌겋던 얼굴이 이제는 꺼매졌네요. ^^*
가맣다(밝고 엷게 검다), 거멓다(어둡고 엶게 검다), 까맣다(가맣다보다 센 느낌), 꺼멓다(거멓다보다 센 느낌) 모두 비슷한 뜻입니다. 문제는 이를 활용할 때 가매지다/가메지다, 거매지다/거메지다, 까매지다/까메지다, 꺼매지다/꺼메지다가 서로 헷갈린다는 겁니다. 어떤 게 바른지...
바른 표기는 모음조화 원칙에 따라 가매지다, 거메지다, 까매지다, 꺼메지다입니다. 모음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입니다. 곧, ㅏ, ㅗ같은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ㅓ, ㅜ와 같은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을 일컫죠.
'까매지다'의 경우 '까'의 'ㅏ'를 뒤의 '매(ㅁ+ㅏ+ㅣ)'가 따라가 'ㅐ'가 되고, '꺼메지다'는 '꺼'의 'ㅓ'를 따라 'ㅔ'가 됩니다.
어제 벌초하면서 얼굴이 꺼매졌습니다. 옆에 있는 동료도 얼굴이 까매진걸 보니, 그 친구도 지난 주말에 벌초하고 왔나 봅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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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웨하스와 웨이퍼]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집에서 저녁을 들면서 텔레비전을 봤는데, 여전히 제 눈을 피곤하게 만드네요. 6:56, KBS1, '우리 사는 세상'이라는 방송이었는데, 출연자는 포크레인이라고 했는데, 자막은 굴삭기라고 나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굴삭기를 굴착기로 다듬었습니다. 포클레인은 회사의 상표 이름에서 왔지만 지금은 이름씨로 쓰이고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습니다. 곧이어 6:59, 같은 방송에서 '외가집'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어머니의 친정은 '외갓집'이라 쓰고 [외:가찝]이나 [웨:갇찝]으로 읽습니다.
어제는 오후에 주전부리를 좀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주향 씨가 과자를 사 와서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오늘은 과자 이야기나 해 볼게요.
먼저 영어 낱말 하나 보죠. wafers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뉴스에서 보면 가끔 전자회사 사람들이 하얀 옷을 입고 마스크 쓰고 금색의 둥그런 원판을 만지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그게 바로 웨이퍼입니다. 제가 알기에는 그 원판에 반도체 회로를 올리고 그걸 아주 잘게 잘라서 반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웨이퍼에는 "살짝 구운 얇은 과자"라는 뜻도 있습니다. 전자산업에서 반도체를 만들 때 마치 한 덩어리의 빵을 얇게 써는 것과 비슷해서 실리콘 원판을 그렇게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 웨이퍼가 왜 웨하스가 되었냐는 겁니다. 이는 일본에서 wafers 를 ウェハ-ス[웨하즈]라 쓰기 때문입니다. wafers를 일본에서 웨하즈라 쓴 것을 우리는 웨하스로 받아서 쓰는 겁니다.
'산도'라는 과자도 이런 경우입니다. 'sandwich'에서 앞부분인 'sand'만을 잘라 내 サンド라 쓰고 '산도'라 읽은 데서 온 겁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산도를 만드는 회사에서 과자 이름을 샌드로 바꾸려고 했으나 이름을 바꾸자마자 매출이 뚝 떨어져서 다시 산도로 쓴다고...
우리가 흔히 먹는 과자에도 이런 가슴 아픈 과거가 있답니다.
주향 씨! 어제 과자 잘 먹었습니다. 오늘도 기대해도 되나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어머니 '친정'은 '외가'가 맞지만 '외갓집'도 표준어로 인정하여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처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가집'이 아니라 '처갓집'으로 '처가'와 함께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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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 2015. 9. 14.(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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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매지다'의 경우 '까'의 'ㅏ'를 뒤의 '매(ㅁ+ㅏ+ㅣ)'가 따라가 'ㅐ'가 되고, '꺼메지다'는 '꺼'의 'ㅓ'를 따라 'ㅔ'가 됩니다.
| | | 안녕하세요.
오늘 편지에 제 실수가 있어 다시 보냅니다.
바른 표기는 모음조화 원칙에 따라 가매지다, 거메지다, 까매지다, 꺼메지다입니다.
어제 벌초하면서 얼굴이 꺼메졌습니다. (편지에서 '꺼매졌습니다'라고 잘못 썼습니다.) 옆에 있는 동료도 얼굴이 까매진걸 보니, 그 친구도 지난 주말에 벌초하고 왔나 봅니다. ^^*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다른 곳에 이 글을 옮기실 때는 '어제 벌초하면서 얼굴이 꺼메졌습니다.'로 바로잡아서 올려주십시오.
성제훈 드림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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