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수상작 / 김성민
나비효과
나비
날갯짓에
꽃이 피어나고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고
놀이터가 활짝 기지개를 켜 보고
바깥이 궁금했던 아이들 콧구멍이 벌름거리고
온 동네가 꿈틀꿈틀 살아나 기어코 보글보글 끓어 넘치는 것
자벌레는 일보일배
자벌레는
먹여 주고
재워 주는
나무에게
늘
고맙고
미안해서
한 걸음 걷고
절하고
한 걸음 걷고
절하고
삼보일배도 부족해서
일보일배 한다.
마트는 한마디
엄마 따라 간
대형 마트는
두부 사과 고등어……
뭘 사도
삑
카드 긋고 계산해도
삑
언제나
삑!
한마디뿐이다
우리 동네 시장에선
콩나물 한 줌 더 담아 주며
“수원이, 이번에 부반장 됐다며?”
말도 덤으로 얹어 주는데
미운 굴삭기
너, 정말 이러기니?
내가 다니는
자전거 길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봉우리 하나 꿀꺽
강바닥 흙까지 훌훌
퍼먹고도
아직 배가 안 불러?
큰 숟가락 앞에 들고
털레털레 또, 어디 가니?
야, 너 정말 내 말 안 들려?
언니 온 날 밤
엄마.
으응.
어음마.
와아?
엄마…… 어음마?
그으래.
서울에 공부하러 갔다
한참 만에 집에 온 언니
엄마 팔베개 베고
자꾸 엄마만 부릅니다,
무슨 말도 안 하면서
나는 옆에서
잠이 쏟아지는데
언니는 자는 시간도
아까운 모양입니다.
엄마는 팔도
안 저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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