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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다. 구름 타고 천천히 운명을 항해하는 저 보름달을 본다. 뒷동산에 올라 너그럽고 따뜻한 달빛에 온몸을 맡긴 채 지난 어린 추억을 더듬는다. 바로 이틀 뒤에 다가온 음력 정월 대보름(1월 15일)의 풍경이다.
우선 약밥은 찹쌀을 밤, 대추, 꿀, 기름, 간장들을 섞어서 함께 찐 후 잣을 박은 것이다. ‘동국세시기’에 신라 소지왕 10년 정월 15일 왕이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을 때 날아온 까마귀가 왕을 깨닫게 했다. 그래서 보름날 까마귀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약밥은 지방에 따라 오곡밥, 잡곡밥, 찰밥, 농사밥들로 대신 하기도 한다.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농민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한다. 또 다양한 제사의식과 점치기, 놀이가 벌어진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제관을 선출하여 풍요로운 생산과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마을제사를 지낸다. 전남 해남군 도둑잡이굿, 전남 완도군 장보고당제, 전남 보성군 벌교갯제, 충남 연기군 전의 장승제, 전북 고창의 오거리 당산제, 경북 안동군 도산 부인당제, 경북 안동군 마령동별신제, 강원도 삼척군 원덕 남근제, 전북 김제시 마현 당제들이 있다.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부럼 깬다'하여 밤, 호두, 땅콩, 잣, 은행 등 견과류를 깨물며 한해 열두 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빈다. 또 부럼을 깨물 때 나는 소리에 잡귀가 달아나고 이빨에 자극을 주어 치아가 건강해진다고 생각했다.
볏가릿대 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 기장, 피, 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며, 복토 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한다. 용알 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와 풍년과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또 곡식 안내기는 경남지방의 풍속인데 농가에서는 새해에 자기 집 곡식을 팔거나 빌려주지 않는데 이는 이때 곡식을 내게 되면 자기 재산이 남에게 가게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보름날은 점치는 풍속이 많다. 이 가운데 사발점은 대보름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고, 그 위에 여러 가지 곡식의 씨앗을 담아 지붕 위에 올려놓은 다음, 이튿날 아침 씨앗들이 남아 있으면 풍년이 되고, 날아갔거나 떨어졌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나무그림자점은 한 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 가운데 세워 놓고 자정 무렵 그 나무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달붙이는 대보름 전날 저녁에 콩 12개에 12달의 표시를 하여 수수깡 속에 넣고 묶어서 우물 속에 집어넣어 콩알이 붙는가, 안 붙는가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며, 닭울음점은 대보름날 꼭두새벽에 첫닭이 우는 소리를 기다려서 그 닭울음의 횟수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또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놀이로 줄다리기를 들 수 있다. 볏짚을 이용하여 암줄과 숫줄을 만든 뒤에 마을단위로 나뉘어 줄을 당기게 되는데, 암줄이 승리를 해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이 있다. 이 밖에도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으로 지신밟기가 있는데, 지신밟기는 설날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이 돌며 흥겹게 놀아주고, 복을 빌어 준다. 지역에 따라서 마당밟기, 귀신이 나오지 못하도록 밟는 매귀(埋鬼), 동네에서 쓸 공동경비를 여러 사람이 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재주를 부리며 돈이나 곡식을 구하는 걸립(乞粒)들로 불린다. 이 밖에 정월대보름 놀이로는 나무쇠싸움(쇠머리 싸움), 놋다리밟기, 다리밟기, 봉죽놀이, 사자놀이 들풀태우기, 고싸움놀이, 월등 달집태우기 당산옷 입히기, 관원놀이(감영놀이), 농기세배들도 있다. 이제는 잊히는 정월 대보름이지만 식구들과 함께 달맞이를 하고, 서로 행복을 빌어보면 좋을 일이다. 김재진 시인은 ‘어머니’란 시에서 대보름을 세상의 섧븐 사람들이 다 모여 힘껏 달불 돌리는 날이라 했다. 고통받는 이웃들도 함께 달불 돌리며, 웃는 그런 날이면 좋겠다. 그러면 나 자신에게도 저절로 행복은 담아지지 않을까? “어머니, 세상의 아픈 사람들 다 모여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세상의 섧븐 사람들 다 모여 힘껏 달불 돌리는 어머니, 대보름입니다.“ (김재진의 ‘어머니’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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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조(sol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