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나라나 역사의 기록으로 남는 책은 당시 권력자의 손에 의해 쓰인 지배계급의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천 년 역사 속에 살아온 사람들은 권력자와 침입자의 지배 아래서 전란을 겪고 때로는 천재지변과 빈곤에 시달리면서도 절실한 생명의 희구를 염원하며 생활을 영위해 왔다. 특히 문자나 책으로부터 소외된 채 단지 분골쇄신하면서 가혹한 운명에 몸을 맡긴 여성이나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오늘 날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으며 지구촌 사회에 남겨진 커다란 그리고 비참한 과제이다.
여기 이윤옥 씨의 손으로 그러한 여성들이 세상 속으로 빛을 찾아 나왔다. 이윤옥 씨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 1권에 이어 2권을 출판했다. 나는 영광스럽게 이 책의 일본어 번역을 맡게 되었으며 이 번역은 정말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다. 일본어에 매우 뛰어난 재능과 자질을 갖고 있는 이윤옥 씨의 조언을 얻은 덕택에 이 뜻 깊은 시집번역을 마칠 수 있었다.
이 시집을 통해 가혹한 일제강점기 시대에 스스로의 희생을 무릎 쓰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여성독립운동가 30여명과 만나게 된 것은 내 인생에서 유일무이한 소중한 체험이 되었다. 마음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현대 일본에 사는 나는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 (이번 번역은 30명)들이 활약한 광대한 중국 땅이 어떠한 곳이었는지 알기 어렵지만 그 땅을 찾아 한 분 한 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이윤옥 씨의 마음과 그 여성들에 대한 진지한 존경심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역시 그 마음을 소중히 여김과 동시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공감하여 일본어 번역에 최선을 다하였다.
번역하면서 처음으로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고 내 자신 많이 배웠다. 또한 일본의 과거역사를 아는 귀중한 인식의 장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좋은 아내이며 어머니이자 딸들이 자신이 나고 자란 조국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현실을 박차고 나가 강인한 의지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죽음을 불사했던 정신의 밑바탕은 이 여성들이 지닌 깊은 조국사랑 정신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이윤옥 씨가 그러한 사랑을 깊이 이해하고 이 분들의 이름을 남김은 물론이고 수원의 논개라 불리는 아리따운 33명의 기생들, 아직 어린 나이에도 광복군에 뛰어 들어 과감하게 적과 대처하던 수많은 가련한 꽃봉오리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찬사를 보내고 있는 데서 깨닫게 되었다.
이와 같은 귀중한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만난 기회를 준 이윤옥 씨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 시화전에 많은 분들이 참가하여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아울러, 이번 시화전 그림을 맡아 그려주시는 이무성 화백님의 노고에 깊은 찬사를 드립니다.
2013. 2. 4.
입춘날을 맞아서 시인 우에노미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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