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수사와 재판은 공정(公正)해야만

문근영 2014. 11. 11. 00:11

수사와 재판은 공정(公正)해야만
 
다산의 형전6조(刑典六條)를 읽는 재미는 참으로 쏠쏠합니다. 『목민심서』12편의 어느 것 하나 탁월한 견해와 뛰어난 식견(識見)으로 점철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재판과 수사를 분리하지 않고 두 업무를 함께 처리하도록 구성된 형전 6개조항의 깊은 뜻은 읽을수록 심원한 맛을 느끼게 합니다. 요즘에야 법원의 재판권과 검찰의 수사권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고,두 기관이 서로 잘해줘서 억울한 죄인이 없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산 시대만 해도 재판권과 검찰권이 합해 있었기에, 더욱 재판이 어렵고 수사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시절에 다산은 공정한 수사와 공정한 재판을 누구보다 바랬기에, 형전6조에 열거된 사안들은 놀랍도록 치밀하고 철두철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악을 보고도 미워할 줄을 몰라(見惡而不知惡) 의롭게 판결하지 못하는 것도 안될 일이지만, 혹독한 관리로서 참혹하고 각박하게 해서 오로지 법조문만을 따져서 권위와 밝음을 드러내고자 하는 관리는 대부분 그 뒤끝이 좋지 않았다(多不善終)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법대로 밝혀서 처벌이야 하지만, 거기에는 인간으로서의 관용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폈던 것입니다. 이것은 각박한 법관이나 검찰관의 뒤끝이 좋지 않음을 경고한 내용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문제는 부자들에 대한 수사나 재판입니다. “부유한 백성이 탐욕스런 수사관이나 법관을 만나면 더러는 뇌물로 거래하여 요행히 형벌을 면할 수가 있고, 청렴한 관리를 만나면 혹시 그가 혐의받을까 꺼려 억울하게 죄에 걸리는 수도 있다. 무릇 법을 다루는 사람은 백성의 빈부를 의식하지 말고 한결같이 공정하게 해야만 한다(富民遇貪吏 或行賂以幸免 遇廉官 或避?以橫罹 凡按獄者 忘民之貧富 一出於公正 斯可矣 : 刑典·斷獄)”라고 말하여,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그렇게도 간절하게 바랬던 사람이 다산이었습니다. 오늘날 재벌들을 단죄할 때 참고할 사항이 바로 그런 대목입니다.

 

요즘은 검찰권의 올바른 집행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검찰개혁의 빗발치는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것도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관리는 꼬치꼬치 밝게 따짐으로써 명성을 얻으려고 털을 헤치고 흉터를 찾아내듯 법을 엄격히 적용하고 교묘하게 옭아넣어서 반드시 판결을 뒤집지 못하게 한다. 이에 대하여 제일등의 깨끗한 선비라는 자는 또 그 피고의 무고함을 명백히 알고도 구설수를 멀리하여 스스로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불쌍한 백성들의 신명(身命)에 관계되는 일을 외면함으로써 자신의 깨끗한 이름을 보전하려는 것이다”하고 말하여 수사관이나 법관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명쾌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수사관이나 법관들, 다산의 『목민심서』「단옥」 조항을 정독해보면 어떨까요.

 

박석무 드림
 

출처 : 좋은세상 물꼬만들기
글쓴이 : 박종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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