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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독자얼레빗 12. 고양시 북한산 산영루를 오르며

문근영 2014. 3. 22. 01:05

독자얼레빗 12. 고양시 북한산 산영루를 오르며
 
 
 

           

           


뫼 그림자 드리운 골짜기 / 흐르던 맑은 물 / 즈믄 해 흐르다 끊긴 지금 / 지나간 묵객 몇몇이던가 / 주춧돌 몇 개만 나뒹구는 터 / 매미도 울지 않는 여름 / 덤불 속 무더위만 사려있네.
-이신광 ‘산영루’-

북한산 깊은 골짜기에 맑은 물소리를 벗하며 세워져 있던 산영루(山映樓)는 1755년 발간된 ‘고양군지’에 소개된 누각으로 추사 김정희가 지은 ‘봉우리 그림자들 스스로 기울다 / 누각을 비추니 누각 안이 또한 가득하네 / 허공을 버티고 있는 붉은 한 기운 / 힘을 모아 한 가을 붙잡고 있네’라는 한시를 비롯해 다산 정약용, 월곡 오원, 손재 조재호, 아정 이덕무 등 쟁쟁한 문인들이 이곳을 찾아 명승을 노래한 유서 깊은 곳이다.

산영루는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1 번지 태고사 계곡과 중흥사 계곡 사이에 있었다. 빼어난 북한산의 운치를 고스란히 담아 낸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시회(詩會)가 자주 열렸다고 전해진다. 1920년대까지 누각이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되는 산영루는 2005년 11월 8일 자 <고양신문>에 “옛 시인묵객들이 보고 가만있을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정취, 게다가 우리 후손들이 흠모해 마지않는 추사나 다산 같은 분들을 가깝게 떠올리게 하는 정서까지 흠뻑 담긴 이 같은 산영루의 복원은 절실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기사가 난 이후 6년이 지나도록 복원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예산문제인지 저간의 사정은 알 길이 없으나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이곳에 정자문화가 발달한 한국의 자존심을 살린 아름다운 누각 하나쯤 세울 수 없을까?

아울러 산영루 맞은편 용학사 아래 일명 ‘비석거리’에 나뒹구는 돌비석들의 정비도 시급한 실정이다. 이곳에는 총 21기의 비석이 서 있다고 전하는데 이 중 지붕돌(옥개석)까지 모두 있는 것은 몇 기 되지 않으며 대부분이 훼손되어 나뒹굴고 있다. 북한승도절목(北漢僧徒節目)과 선정비군(善政碑群)이라고 쓴 간단한 안내판이 있을 뿐 산비탈에 세워진 돌비석들이 비바람에 마모되고 잘려나가 볼썽사나운데다가 등산길과 마주하고 있어 언제 굴러 떨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고양시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현주소를 보는 듯해 안타깝다. 불타 없어진 산영루의 복원과 비석거리가 하루속히 말끔히 단장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독자   고양시민 김영신 (회사원) 

출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글쓴이 : 김영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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