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연변 조선족 카페 '코스모스화원(http://cafe.daum.net/ybcmmb)'에서 퍼왔습니다.>
일부 조선족들은 왜 이렇게 사는가?
/글쓴이 락동강
오늘 오전에 친조카가 한국에서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조카는 딸아이를 두고 한국에 시집갔는데 딸아이가 눈에 삼삼히 밟혀 참지 못하고 고향에 왔단다. 그것도 만 오 천이라는 큰 돈을 길에다 널며 딸내미를 보러 한달음에 달려왔다. 근데 이제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바득바득 다가오는데 딸내미를 떼놓고 갈일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한다. 그렇다고 한국에 가지 않을 수도 없고, 돈이 무엇이기에?
저하고 하소연하는데 나한테 무슨 처방이 있겠는가? 한국 국적을 얻어 가지고 돈 많이 벌며 잘 살아보자고 시집간 조카한테 이제 무엇을 말해주어야 한단 말인가? 그저 부모 손에서 떨어져 나간 딸아이가 부모사랑먹지 못하고 자라는 것이 불쌍할 뿐이다.
출국바람이 불어치면서 우리 조선족사회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어느 학교 한 학급의 50명 학생 가운데 어머니, 아버지와 같이 있는 학생이 딱 둘뿐이라는 조사보고가 있어 편부모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 안동대학에서 교수하시다 정년을 몇 해 앞두고 사표를 내고 중국 연변에 오시여 독서사를 운영하시며 독서계몽으로 우리말과 글을 꽃피우는 안병렬 교수의 근작시가 우리 가슴에 시사해 주는 바가 너무나 많다. 연변과기대 교수인 안병렬 박사는 <<광인들의 대화>>란 시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미아처럼 헤매는 자식들의 삐뚤어진 심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안 교수는 아픈 가슴으로 시에서 이렇게 읊조리고 있다.
광인들의 대화
어머니는 한국 가고
아버지는 바람나고
스무 살 고 간나이 남방 가고 ---
내 안 미친다면 거짓부리재?
울 아부지 한국 가고
울 엄마도 바람났다.
날더러 남방 간다. 너 욕했지?
네겐
부드러운 무드가 없어.
자가용 까만 승용차도 없어.
그런데도 내 남방 가지 않으면
열녀라 할거야? 도리어 바보라 하지.
그래 간다만 나도 미쳐.
너 때문에 너보다 더 미친단 말야.
너도 미친다고?
맞아. 우리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도 너도
우리 다 미쳤구나. 미쳤어. 정말 미쳤어.
어?
우리가 왜 미치지?
누가 우릴 미치게 하지?
우리 조선족들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이렇게 자라나는 조선족세대들의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배고픔에 허덕이기보다 사랑에 굶주리는 세대들이 불쌍하기만 하다. 그들에게 주어야 사랑은 바로 부모들의 따뜻한 사랑인데 부모들은 돈벌러 한국으로 로씨야로 일본으로 미국으로 뿔뿔이 흩어져 나가고 있다. 출국 못한 사람들은 고향의 땅을 한족들에게 빌려주고 한국기업이 몰려 있는 남방으로 돌 벌로 가고 없다. 그런대로 빵은 흔한데 부모의 사랑이 없는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들에게는 안 박사의 시에서 말하는 사랑결핍증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안병렬 박사는 이 시의 창작동기를 이렇게 갈파하고 있다. 파괴된 가정에서 고민하던 청년에게 사랑하던 처녀마저 남방으로 간다는 말이 들리니 미칠 지경이 됩니다. 그러나 처녀 역시 아버지 어머니의 갈등으로 깨어진 가정에서 남방으로 가지 않고 배길 자신이 없습니다. 더구나 이곳에선 돈을 못 법니다. 남방엔 돈이 흔하다고 합니다. 조선족 처녀들에겐 돈 벌 기회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그래 갑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 가는 그 마음은 청년보다 더 아프다고 고백합니다. 이 말을 들은 청년은 현명한지라 자기들의 그 아픔의 원인을 찾습니다. 왜 이렇게 되는가? 누가 이렇게 만드는가? 그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참 똑똑한 청년이지요. 이런 청년들이 더러 있습니다. 원인을 찾으면 치료하는 방법도 차차 알겠지요.
안 박사의 치료방법이 바로 독서운동이다. 책으로 사랑에 굶주린 청소년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독서운동을 펼친 9년 동안에 현지대표의 정성어린 노력으로 커다란 성과를 이룩하고 있다. 지금 안 박사는 도서가 결핍한 산골학생들을 대상하여 이동도서관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그 이동도서관이 부모사랑이 미치지 못하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사랑의 오아시스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필자도 나름대로 이동도서관운영에 나름대로 적으마한 힘이라도 이바지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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