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새는 언제 날아오르나
이만섭
바구니 속 키위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떼굴떼굴 제집 찾아들듯 구석으로 흩어지는 저녁이
저 알들은 밤사이 깨어나 새가 되어도 날지 못하
날이 어두웠으니 아침에 주워 담으리라
다음날은 잊고,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누가 바구니에 키위를 담아놓았나,
발끝에 차인 바구니가 다시 엎질러졌다
이번에는 아침이다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알들은 수분이 빠져나간 건포도처럼 말랑거린다
발끝은 줄탁啐啄이라도 저지른 듯
과도로 거드는 부화의 껍질들이 키위새의 깃털처럼
푸르뎅뎅하게 다시 태어난 키위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지상 5피트의 공중
키위새가 날아간 아침이다
『시인 정신』2013년 여름호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저녁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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