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박목월] 난(蘭)

문근영 2013. 7. 12. 09:01

난(蘭)


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난 기타』. 신구문화사, 1959; 『박목월 시전집』.민음사. 2003)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출처 : 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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