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
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난 기타』. 신구문화사, 1959; 『박목월 시전집』.민음사. 2003)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흐르는 물 원글보기
메모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서안나] 개인적인 현무암 (0) | 2013.07.12 |
|---|---|
| [스크랩] [리산] 너바나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126) (0) | 2013.07.12 |
| [스크랩] [조동례] 가난한 풍경 (0) | 2013.07.12 |
| [스크랩] [허연] 장마의 나날 (0) | 2013.07.12 |
| [스크랩] [이진명] 노예 (0) | 2013.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