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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시원한 생맥주 한잔은 갈증을 식히고 더위를 날려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하지만 생맥주를 잘못 따르면 거품만 가득하게 된다. 잠시 후 거품이 빠지고 나면 진짜 맥주는 반도 안 채워진 것을 알고 실망하게 된다.
거품, 책임지는 사람 없이 막대한 국민 부담만
일본이 잃어버린 십년을 지나 잃어버린 이십년을 보내고 있는 것은 거품경제 때문이다. 일본수출이 미국시장을 위협하던 1985년 미국과 플라자 합의를 통해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두 배 가까이 상승하게 되자 일본 경제의 거품현상이 일어났다. 일본 국내 부동산가격은 급등하고 일본 기업들은 미국 뉴욕의 대형건물들을 사들이고 미국기업들을 인수하며 세계 경제를 제패하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높은 엔화 가치로 제조업 경쟁력이 서서히 타격을 입기 시작하고 거품경제가 붕괴하자 은행의 도산이 줄을 잇고 일본경제는 추락의 길에서 회복하지 못한 채 이십년 이상을 보내고 있다.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처음에는 높은 지지도를 보이지만 곧 급격한 지지도 하락을 보이는 것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거품이 처음에는 매력적이지만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통령들은 역사에 남는 업적을 남기고 싶은 욕심에 쉽게 사로잡힌다. 선거과정에서 이는 절묘하게 지역이나 소수 집단의 이익과 맞아 떨어져 검증되지 않은 메가 프로젝트들이 엄청나게 쏟아진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대통령뿐 아니라 거품 많은 정책공약을 만들어주는 참모들과 거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
민영화와 경제자유화를 앞세워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금융자유화로 외국의 단기자금들이 규제 없이 쏟아 들어왔다가 결국은 외환위기를 맞게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벤처 육성과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수도 이전 정책을 쏟아 놓았다가 대통령 탄핵사태까지 몰고 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4대강 건설 등 메가 프로젝트의 추진으로 임기 내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정책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모든 부담은 국민들이 고스란히 껴안으며 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대학자율화 명분으로 지방의 전문대학이나 실업고교들에 대거 대학 인허가를 내주어 대학진학률이 60년대 6%, 70년대 20%대에서 최근 84%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이런 정책은 우리 지역에도 대학을 유치해야 한다는 지역정치 이익을 반영한 거품의 결과이다. 결국 거품이 사라지면서 대졸실업자의 양산과 부실대학의 속출이 이어지는데 책임지는 정치인이나 정책결정자는 어디에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