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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의 과정은 지루했고 투표는 고역이었다. 연초부터 그 잘난 출판기념회로부터 시작된 총선분위기는 꽃 피고 새 우는 호시절, 환희의 봄마저 국민에게서 빼앗아갔다. 그들이 벌이는 온갖 추태는 그야말로 꼴 볼견이었다. 이 나라 이 공동체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패거리 논리가 지배하는 정치풍토 아래서 공천이 필수이다 보니 줄서기 공천 자체가 권력투쟁의 출발이었다.
이에 대해 연극인 이윤택이 한 말이 재미있다. “우리 연극인들은 정치의 계절이 되면 무기력해진다. 정치가 더 연극적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코미디가 아닌데 너무 웃기고 재미있다. 정치인들을 보면 연극인들 만큼의 진정성도 없다. 우리도 캐스팅할 때 그렇게는 안 한다. 여야가 공천하는 걸 보면 저래도 되나 싶을 때가 있다. 배우들도 자존심이 있어서 그 정도로 왔다 갔다는 안 한다.”
정치란 다양한 계층의 서로 상충하는 권익을 공동선의 방향으로 조정, 국민을 통합하는 능력 또는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참다운 정치인이라면 상반하는 양쪽에서 던지는 돌에 맞아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이 길이 정의의 길이다. 공동선으로 우리는 하나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회는 국민의 80%이상이 찬성하고 있는데도 가정상비약의 슈퍼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하나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법조인의 이익만을 대변하면서 기업에는 엄청난 부담을 주는 준법지원 입법 같은 것을 서슴없이 해치우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도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국회 자체가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들은 국회의원 정수를 299명에서 300명으로 늘렸고, 연년세세 그들의 세비를 늘려나가고 있다. 국회의원 1인당 국가예산으로 지출되는 돈이 연 6억 7천만 원이나 된다. 세비 1억 4천만원, 보좌직원 7명과 인턴 2명 등 보좌진의 연봉으로 3억 9천만원, 각종 수당 및 지원금으로 1억 4천만원, 2백여가지의 각종 특권과 특혜, 단 하루라도 국회의원을 지냈으면 65세 이후 매달 1백 20만원의 수당을 받게 되어있다. 작년에만 해도 배우자에게 월 4만원, 자녀에게 2만원씩의 가족수당을 새 규정까지 만들어 챙겼다. 자동차 유지비와 기름 값도 나온다. 45평짜리 방도 공짜로 받는다. 과연 국회의원은 이 나라에서 최고의 직업이다. 국회가 제 일을 다하지 못해도 불로소득 세비는 꼬박꼬박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