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2) 가을에 책을 내며

문근영 2012. 3. 19. 07:53

 

 

11월의 숲은 성글다
물든 잎들이 지고
가지와 줄기가 듬성듬성
제 모습을 드러낸다
뜰에 찬 그늘이 내리는 이 무렵이
겉으로는 좀 쓸쓸한 듯하지만
안으로는 중심이 잡히는 아늑하고 따뜻한 계절이다
가을 하늘처럼 투명하고
한가로움과 고요로 차분해진 산중은
그 어느 때보다 산중답다
숲은 안식과 치유의 장소
이 투명함과 한가로움과 고요가
안식과 치유의 기능을 한다


여기 모은 글들은 산중에 홀로 살면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맑고 향기롭게' 소식지에 한 달에 한 편씩 그때의 생각과 삶의 부스러기를 담은 것들이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2008년 11월 법정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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