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아닌게 아니라 요즘들어

문근영 2011. 7. 11. 08:40


아닌게 아니라 요즘들어

나는 그를 떠올리는 순간이 늘어났다.

더구나 회상으로서가 아니라,

비내리는 하늘로,

검게젖은 아스팔트 위로,

길모퉁이에서 빛나는 쇼윈도로

그 잔영이 문득 플래시백 하는것이다.

내내 잊고있었는데.


요시모토 바나나 / N.P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가을은 이상한 계절이다 / 법정스님




가을엔 잊었던 사람이 생각나

혼자 길을 걸을 때가 많습니다

강가 어디에나 피고 있는 들국화를 보며

지나간 여름의 못다 했던 말들을 내 마음속에서 꺼내어

그대가 기다리는 가을 강으로 가고 싶습니다

만났다 헤어져야하는 시간의 글레 속에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 있고

자신의 존재조차 희미해지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잊었던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이

때로는 아름다운 것입니다

저녁이면 이름도 알 수 없는 별을 보고 있듯이

저 멀리서 쳐다보는 그대를 생각 할 때

한참을 동구 밖에서 울어 본적도 있습니다

이제는 헤어지기기 싫어집니다

많은 계절이 다가 왔다가 내일이면 떠나려 하지만

아픔을 누구도 치료해 주지 않습니다

모두가 떠나고 남은 것은 가을밖에 없습니다

잊었던 사람을 다시 오게 하는 가을은

어쩌면 나에게는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가을엔 잊었던 사람이 생각납니다 / 좋은글 중에서




가을이라는 계절 아래서 무심코 지나가는 바람을 보며

억지로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그런 추억들을 기억해 낸다

살아오며 겪어 왔던 많은 일들이

내게 일어난 일인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

뭐 그리 심각할 것까지는 없다고 해도

알 수 없는 우울과 쓸쓸함이 스치고 지나서 가슴이 아리다

차라리 울면 속이 후련할까

하지만, 울 만한 일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나와는 상관없는 영화처럼

지난 일들이 펼쳐졌다 사라지곤 할 뿐이다

아름다운 햇살이 기울기 시작하고

오후에서 저녁으로 가는 시간에는

노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설레어

해가 지는 쪽 창문을 쉴 새 없이 바라보았다

저기 저 태양은 내 삶을 낱낱이 훔쳐 보았을까

저녁에 뜨는 달은 나의 밤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까

알 수 없고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끊임없이 떠오르며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하고

마치 습관처럼 내 상념은 내 사색과 대화를 한다

오늘 나는 밤이 되기도 전에 일기를 쓰고

멋대로 하루를 마감하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나만의 가을을 만끽한다


가을이라는 계절 아래서 / 정 유 찬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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