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 멈추고

[스크랩] Re:강원도 평창 선자령계곡 얼음신비

문근영 2011. 1. 9. 10:17
[눈꽃산행 코스가이드 7선] 평창 선자령
바람 부는 겨울이면 눈꽃 피어나

영동과 영서지방을 잇는 대관령 북쪽에 자리한 선자령(1,157m)은 겨울철에 인기 있는 산이다. 사실 이 산은 특출하게 눈길을 끌만한 산세가 아니라 밋밋한 형태를 하고 있다. 게다가 뙤약볕을 피하기 어려운 산길 탓에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겨울이면 갑자기 등산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겨울 선자령의 인기는 지형적인 특성이 만들어낸 독특한 풍광 때문이다. 워낙 고지인데다 바람이 강해 상고대가 생성될 확률이 높고, 일출 풍광이 탁월한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또 한 가지 선자령이 지니고 있는 장점은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해발 800m의 대관령 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주 쉽게 산을 오를 수 있다. 덕분에 눈꽃과 일출 모두를 큰 노력 들이지 않고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선자령 산행은 오르는 구간이 가파르지도 길지도 않다. 하지만 하산길은 거의 내리막 일변도로 간혹 신나는 눈썰매도 탈 수 있는 구간도 나온다. 물론 산길에서 타는 눈썰매는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므로 가능하면 피해야겠다. 이런 여러 가지 매력 덕분에 겨울 선자령은 평일에도 늘 산행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거쳐 곤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백두대간의 일부이기도 하다. 때문에 백두대간을 밟으며 눈꽃을 보고 일출을 맞는다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하다. 더불어 광활한 설원이 펼쳐지는 대관령 목장의 이국적인 풍치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 선자령 산행은 바람과의 싸움이다. 끊임없이 부는 북서풍에 대한 철저한 채비가 필요하다.
선자령과 대관령 일대는 11월부터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2월쯤이면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산행에 나설 때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이젠과 스패츠, 장갑 등은 물론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마스크와 모자도 잘 챙겨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재킷과 바지를 철저히 갖춰야 한다. 능선을 이동하는 도중에는 끊임없이 불어대는 북서풍을 정면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산행기점은 지금은 지방도로로 격하된 구 영동고속도로 상행 휴게소다. 상하행 휴게소를 잇는 고가도로 끝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데, 그 오른쪽으로 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들어간다. 200m쯤 가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직각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1km 정도 가면 성황당 앞 주차장에 닿는다.

서낭당의 산신각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만나게 된다. 이 포장도로를 따라 100m쯤 올라가면 저 위 능선에 둥근 형상의 국가시설물이 보인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 시설물 정문 아래 약 100m 지점에서 왼쪽으로 작은 샛길이 보인다. 갈림목에 선자령 등산로임을 알리는 작은 팻말이 서 있다. 산죽과 참나무가 섞여 자라고 있는 완경사 숲을 통과하면 다시 왼쪽으로 광활한 구릉지가 펼쳐지는 능선 위로 올라선다. 심한 바람을 맞으며 새봉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저 앞에 둥그스럼한 둔덕처럼 보이는 선자령이 솟아 있다. 부드러운 능선의 굴곡이 아름답다.

▲ 선자령 가는 길에 접하게 되는 광활한 구릉지.

능선 왼쪽으로는 표고차가 크기 않은 두루뭉술한 구릉지가 계속된다. 반면 오른쪽은 깎아내린 절벽처럼 가파른 사면이 오래된 성벽처럼 도열해 있다. 긴 세월 침식을 받아 평탄해진 지표면이 지질활동으로 융기해서 생성된 지형이다. 산길은 이 대조적인 두 지형이 경계를 이룬 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선자령에 약 200m 못 미친 지점에서 길이 두 가닥으로 나뉜다. 중간이 깊게 패인 길의 꼭지점 부근에서 오른쪽 지능선으로 샛길이 나 있다. 이 능선길을 타고 초막골 방향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갈림길에 특별한 표식은 없지만, ‘선자령 정상’이라 쓰인 팻말이 서 있다.

실제 선자령 정상은 이 팻말이 있는 삼거리에서 목장길로 100m쯤 올라간 지점의 둥그스름한 봉우리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자령 등산객들은 이 삼거리에서 초막골을 통해 하산한다. 선자령을 넘어선 뒤 숲을 지나면 다시 목장길이 이어진다. 차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길이 크게 왼쪽으로 휘는 지점에서 오른쪽의 산길로 접어들어 숲지대를 지나면 낮은목이라 부르는 안부에 닿는다.

낮은목의 숲과 목초지대와의 경계에 ‘선자령 900m, 보현사 2.1km, 대공산성 2.6km’라 쓰인 팻말이 서 있다. 이곳에서 동쪽 아래로 하산로가 나 있는데, 보현사로 이어지는 코스로 매우 심한 급경사 길이다. 이 길은 체력 소모가 심하고 위험하니 노약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낮은목 삼거리를 지나쳐 긴 완경사를 가로질러 오르면 대공산성 능선길 초입부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대공산성(大公山城)은 발해의 왕 대조영이 쌓았다는 성으로, 974.6m봉을 중심으로 둥글게 조성됐다. 이 대공산성 능선으로 빙 돌아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등산로는 산성 내부의 능선 왼쪽 사면의 성터를 가로질러 문루터를 지난다.

이후 20분쯤 가면 길은 오른쪽 지능선으로 빠져나가 얼마 후 계곡가로 내려선다. 계곡을 따라 1시간쯤 내려서면 보현사 오름길목의 산불감시초소 앞으로 이어진다. 대관령에서 선자령까지는 약 4.5km 거리로, 눈이 깊지만 않으면 1시간30분만에 갈 수 있다. 그 북쪽 곤신봉까지는 7.5km쯤 되며 3시간이면 충분하다.


# 교통

횡계 나들목으로 빠져나가서 용평스키장쪽으로 가다가 고속도로 밑을 지나자마자 좌회전하여 5km쯤 가면 대관령 휴게소다. 초막골 하산 후에는 강릉이나 횡계 택시를 불러야 한다. 대관령 고개까지 30,000원선(동아택시 033-652-1341, 용봉운수 653-3376, 동명실업 653-2288, 횡계 개인택시 033-335-5960).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횡계 경유 강릉행 버스 하루 15회 운행(06:35~20:05). 상봉터미널에서 횡계 경유 강릉행 버스 하루 2회(07:50 11:40) 운행.

강릉 종합버스정류장(033-646-8100)에서 횡계 버스정류장(033-335-5289)까지 15분 간격(7:35~21:40)으로 시외버스 운행.

# 숙식

횡계에 남우장여관(033-335-5581~2), 동호장(033-335-3203) 등이 있다. 겨울 스키시즌에는 방값이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우므로 20분 거리인 강릉시내의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횡계의 별미 황태 요리는 황태회관(033-335-5795)이 유명하다.

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이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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