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스크랩] 2011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문근영 2011. 1. 3. 11:27

2011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쉿!-- 고은희

 

아득한 하늘을

날아온 새 한 마리

감나무 놀랠까봐 사뿐하게 내려앉자

노을이 하루의 끝을 말아 쥐고 번져간다

욕망이 부풀수록 생은 더욱 무거워져

한 알 홍시 붉디붉게 울음을 터트릴 듯

한 쪽 눈 질끈 감고서 가지 끝에 떨리고

쉬잇! 쉬 잠 못 드는 바람을 잠재우려

오래 전 친구처럼 깃털 펼쳐 허공 감싼다

무너져 내리고 싶은

맨발이 울컥,

따뜻하다

출처 : 은혜로 꽃피는 축복의 나무
글쓴이 : 밝은 태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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