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법정스님의 붓 글씨 -이해인- 2010년 늦 가을에..

문근영 2010. 10. 29. 09:50

 

 

 

 

 

 

 

 

 

 

 

 

 

 

 

 

 

 

 

 

 

 

 

 

 

 

 

 

  

 

 

 

 

 

 

 
 

 

 

 



                                                                   법정 스님의 붓 글씨 
                                                                            -이해인(수녀.시인)-

스님의 붓 장난은 참으로 많은 이를 기쁘게 했다고 
스님의 글씨들이 말을 하네요
서울 다래헌에서 
송광사 불일암에서 
강원도 오두막 수류산방에서 
그리고 호젓한 여행길에서 
스님이 수십 년간 친지들에게 적어 보낸 글씨에는 아름다운 사계절이 있습니다
새 봄의 꽃들과 새의 이야기
여름의 빗소리와 시냇물 이야기
가을의 단풍과 바람 이야기
겨울의 대나무와 눈 이야기
한 편의 서정시로 서사시로 우리 마음을 적셔옵니다
스님의 글씨에는 지혜의 학교가 들어있습니다
선승들의 푸르른 가르침 좋은 책에서 솎아 낸 글귀들 
깊은 사색과 진심 어린 충고와 다정하고도 분별 있는 가르침 
그래서 스님의 글들은 꼭 한 번 이상 읽으며 되새김 되풀이하는  
여운의 매력이 있습니다
스님이 떠나신 빈 자리가 시간이 지나도 크기만 해서 
우리는 안으로 안으로 울음을 삼키지만
그리운 그 모습 다시 볼 수 없기에 슬프고 또 슬프지만 
이젠 그래도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글씨 혼에 살아 숨쉬는 스님을 느낄 수가 있으므로 
조용히 차를 마시는 그 모습도 보이고
행복하게 책을 읽으시는 그 모습도 보이고
때로는 스님의 기침소리도 들을 수가 있으므로
여럿이 정성껏 이루어 낸 당신의 글씨모음집을 보시며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실 것만 같습니다
- 음, 내가 언제 이렇게 많은 글씨를 썼지? 
왜 다들 안 버리고 다 간직한 게야.
무소유로 떠난 나를 무소유로 보내지 못하는 그대들이 야속하네
그러나 나는 이미 내가 아니니 어쩔 수 없군
내가 남긴 글씨로 그대들의 행복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보시로 여길 수에 밖엔... 
유난히 바람 많이 부는 오늘 
스님의 정갈하고 아름다운 선묵집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문득 스님이 뵙고 싶습니다
글씨마다 피어나는 꽃들의 향기를 모아 향불을 밝히고 싶습니다
- 2010년 늦 가을에-
                                                      -불교미술이야기.부용-

 

 

 

 

 

 

 

 

 

 

 

 

 

 

 

 

 

 

 

 

 

 

 

 

 

 

 

 

 

 

 

 

 

 

 

 

 

 

 

  

출처 : 불교미술이야기
글쓴이 : 芙蓉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