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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 여섯 번째로 개고(改稿)에 개고를 거듭하여 『주역』연구에 열정을 바친 다산은 『주역사전』이라는 책은 하늘의 도움으로 연구해낸 책이라고 하더니, 유배초기부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완성해낸 『상례사전(喪禮四箋)』50권에 대해도 아들에게 보낸 가계(家誡)에서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상례사전』 이 책이야말로 내가 성인(聖人)의 글을 독실하게 믿고서 지은 책으로, 내 입장에서는 엉터리 학문이 거센 물결처럼 흐르는 판국에 그걸 흐르지 못하도록 모든 냇물을 막아 수사(洙泗:孔子)의 참된 학문으로 돌아가게 하려는 뜻에서 저술한 책이다. 정밀하게 사고하고 꼼꼼히 살펴 그 오묘한 뜻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뼈에 살이 돋고 죽은 목숨이 살아나는 일이다. 천금(千金)의 대가를 주지 않더라도 받은 것으로 여기고 감지덕지 하겠다. 바로 이 두 종류(주역사전, 상례사전)의 책이 전해질 수만 있다면 나머지 책들이야 없애버린다 해도 괜찮겠다.”(喪禮四箋 是吾篤信聖人之文字自以爲回狂瀾而障百川 以反洙泗之眞源者 有能精思密察 得其奧妙者 此肉骨生死 千金不授 感之德之 如有受賜 卽此二部 得有傳襲之餘雖廢之可也… : 示二子家誡)
학자의 대단한 자긍심의 설파입니다. 상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면서, 송(宋)나라 이후의 모든 주석서들을 다 제쳐놓고, 곧장 공자에게로 돌아가 철저히 공자만 믿으면서 상례의 참뜻을 찾아낸 연구서라는 확신에 찬 이야기입니다. 물길을 막아 미친 물결을 되돌려 수사(洙泗)로 돌아가자는 다산의 경학연구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불교적 이론이 스며든 송나라 이후의 경전해석에서 탈피하여 공자의 본래 뜻을 찾아 현실을 변화시키겠다는 개혁적인 경전해석 논리가 철철 흘러넘치는 표현입니다.
『주역』과 『예기』의 진면목을 알아내 우주와 자연의 변혁원리는 물론, 인간사의 변혁논리를 제대로 찾기 위한 주역연구, 유교의 핵심논리인 효(孝)의 개념과 상제(喪祭)의 원리를 밝혀 인간의 윤리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려던 경학연구의 목적이 드러나 있는 부분입니다.
심혈을 기울여 창의적인 책을 저술하고 결과에 확신을 갖는 그런 학자는 요즘에는 없을까요. 다산 같은 학자가 그리워지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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